이혜숙 “저보고 ‘악의 축’이라네요… 근데 통신사CF 제의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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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금 나와라 뚝딱’서 부잣집 못된 첩으로… 제2전성기 이혜숙

MBC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 중 ‘청담동 어머니’가 자주 머무는 정원은 평창동에 있다. 13일 평창동 촬영장에서 만난 이혜숙은 “50대가 되면서 배우로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할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MBC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 중 ‘청담동 어머니’가 자주 머무는 정원은 평창동에 있다. 13일 평창동 촬영장에서 만난 이혜숙은 “50대가 되면서 배우로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할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MBC 주말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금뚝딱)’.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정몽희(한지혜)와 박현수(연정훈)지만 화제성만 보면 꼭 그렇진 않다. 이 작품은 다른 드라마에 비해 조연의 비중이 크다.

특히 현수의 아버지 박순상(한진희) 사장과 그의 첩(이혜숙, 금보라)은 극 중 분량이 극 초반과 비교해 부쩍 늘었다. 세 사람은 최근 톱스타만 출연한다는 통신사 광고도 찍었다. 드라마 속 캐릭터를 그대로 패러디한 이 광고는 젊은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러게, 나도 깜짝 놀랐어요. 요즘엔 나이 때문에 관절염 치료제 같은 광고 제안만 받았는데 통신사 광고라니….”

탤런트 이혜숙(51)은 요새 ‘금뚝딱’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광고에 이어 최근에는 패션 브랜드의 화보도 찍었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그가 드라마에서 입고 나온 의상과 액세서리의 브랜드를 묻는 질문이 적지 않다. 중년의 ‘패셔니스타’인 셈이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 머리 스타일과 의상부터 목소리 톤을 어떻게 잡을지까지 꼼꼼히 준비하는 편이에요. 부잣집 첩 역할이라도 다 달라요. 이번에 맡은 역은 첩이지만 배운 여자고, 모든 것을 꿰뚫고 있잖아요. 가능한 한 낮은 톤으로 힘을 줘서 얘기하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악을 쓰며 고함치는 장면이 많아서 힘이 달려요.(웃음)”

그가 연기하는 ‘청담동 어머니’ 장덕희 여사는 드라마의 ‘악의 축’ 같은 인물이다. 첩이지만 본처 행세를 하는 그는 또 다른 첩(금보라)과 경쟁 관계이자 모든 갈등의 중심에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혜숙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 많다. 실감나는 연기 덕에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로부터 “안 그렇게 생겼는데 왜 이렇게 못됐느냐”는 원망도 듣는다. 하지만 그도 20대에는 “대사가 안 된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단다.

“연기 조언을 부탁하는 후배가 많아요. 제가 강조하는 건 딱 하나예요. ‘대사 열 번 볼 거(라면 아예) 백 번 봐라.’ 연기는 꾸준히 열심히 하는 수밖에 답이 없어요. 더불어 틀을 깨는 것도 중요하죠. ‘예쁜 모습’만 유지하려고 하면 연기가 안 늘어요.”

이혜숙은 고등학교 1학년인 1978년 미스 해태로 선발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장희빈’(1981)의 인현왕후 역을 비롯해 수많은 드라마의 주연을 꿰찼고 당시로서는 드물게 일본 후지TV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1세대 한류 스타로도 활약했다. 영화 ‘은마는 오지 않는다’로 몬트리올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자로서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결혼과 함께 방송 활동을 접었다.

다시 방송에 복귀했을 때 주어진 배역은 ‘엄마’ 역뿐이었다. “역할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세상에는 정말 무수한 유형의 엄마가 있거든요. 주변에선 ‘저런 역을 왜 하지’ 싶은 배역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어요. 밤새워 대본을 외우면서 이전의 나를 버리는 훈련을 한 것 같아요. 저는 그때가 배우로서 제대로 성장한 시기라고 봐요.”

최근 50세를 넘기며 심한 갱년기 후유증을 앓았다는 그는 ‘금뚝딱’ 덕분에 빨리 회복될 수 있었다고 했다. 50부작인 ‘금뚝딱’이 막바지 촬영에 접어들면서 벌써 차기 작품을 고려중이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연기자로 사는 게 얼마나 복 받은 건지 실감한다”고 말했다.

“새 대본 받을 때면 신인이 된 것처럼 설레요. 50대 배우로서 40대 때와 또 다른 변신을 하게 될 텐데,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저 역시 궁금해요.(웃음)”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이혜숙#금 나와라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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