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나이트 “감성음악으로 ‘21세기의 토이’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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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2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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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나이트 신익주. 사진제공|티라미수뮤직
이그나이트 신익주. 사진제공|티라미수뮤직
‘21세기의 토이를 위하여!’

최근 두 번째 정규앨범 ‘온리 유’를 발표한 이그나이트(Ignite·본명 신익주)는 토이나 공일오비처럼 자신이 직접 노래는 하지 않고, 객원가수를 기용해 음반을 발표하는 프로듀서 밴드다.

작가주의 음악을 지향하는 이그나이트는 서정적인 음악으로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21세기의 토이’를 지표로 삼고 있다.

모두 14트랙으로 이뤄진 2집 ‘온리 유’는 각 곡마다 제각기 다른 목소리의 감성으로, 소소한 일상과 사랑을 서정적인 노랫말로 그려내고 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은 이그나이트의 서정적인 멜로디에 조규찬이 감성 짙은 가사를 붙이고, 재야의 ‘숨은 고수’ 백현수가 노래했다.

이 밖에 ‘좋은 사람’ ‘서른두 살에’ ‘비 유어 맨’ 등 수록곡들은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아름다운 노랫말과 서정적인 멜로디, 부드러운 감성 보컬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빛을 발하고 있다.

이그나이트의 시선은 ‘제2의 토이’를 향하고 있지만,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찬찬히 살펴보면, 지금의 스타일과는 다른, 강렬하고 트렌디한 댄스음악을 써왔다.

당시로선 획기적인 편곡으로 호평받았던 클릭비의 ‘카우보이’(2003)를 시작으로, 길건의 ‘리얼’(2004)과 ‘여왕개미’(2005), 이효리의 ‘E.M.M.M’(2006) 등은 트렌디한 음악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그러나 당시 세련됨만을 추구했던 전자음악에서 벗어나 고급스런 사운드와 생명력 있는 멜로디를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이그나이트의 음악은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지금의 팝 음악으로 변모했다.

이번 2집을 발표하기까지 2년여에 걸친 곡 작업과 홈레코딩을 통한 녹음과 믹싱 작업에 이르는 세밀함에서 사운드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한때 난 우리나라 최고의 댄스음악 작곡가가 될 줄 알았다. 나 스스로 트렌디한 댄스곡을 잘 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댄스음악은 폭발력은 있지만 유통기한은 짧다.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고 가슴에 남는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학(동국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그나이트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작곡을 독학했다. 작곡을 위한 음악기기를 사기 위해 6개월간 막노동도 했다.

작곡가 방승철의 문하생으로 작업하다 여행스케치 9집 수록곡 ‘유앤미’ 편곡자로 처음 이름을 알린 후 이예린, 이수영, 견우 등 10여 장의 음반에 작곡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2009년 발표한 첫 앨범은 다양한 장르를 담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앨범이었다면, 이번 2집은 R&B 발라드 넘버가 대다수다. 참여한 객원가수는 백현수 윤미나 이정향 김지영 정광문 등 실력에 비해 지명도가 낮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하고 신선함을 주는 목소리를 객원가수로 참여시켰다.

“궁극적으로 ‘21세기 토이’가 되고 싶다. 그런 위상에 도달하려면 이그나이트가 잘 알려져야지, 객원가수의 이름값을 업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유명 가수를 기용하면 당장에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그건 의미가 없다. 음반을 한 번 내고 말 것이라면 그러겠지만, 앞으로 수십년 이그나이트로 음반을 낼 건데, 눈앞의 이득은 중요하지 않다. 토이의 객원보컬이었던 김연우 김형중 등도 당시엔 다 신인이었다. 아직은 내가 미약할지라도, 편견 없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명 가수들은 기용하지 않았다.”

일찌감치 이그나이트의 재능을 알아본 음악평론가 나도원은 저서 ‘결국 음악’에서 이그나이트를 토이와 비교하며 가능성을 높이 샀다.

“대중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음악인으로 믿음을 주고 싶다. 음악만으로 승부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사진제공|티라미수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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