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Cafe]김준호 “‘꺾기도’ 대세 김준호, 너 잘 나가는구나∼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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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2일 07시 00분


KBS 2TV ‘개그콘서트’의 주역 김준호는 세계 코미디언들의 축제를 꿈꾸고 있다. 한때 어려운 시절을 겪어낸 끝에 환하게 웃게 된 그는 60여명의 개그맨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사장이기도 하다. 사진제공|코코엔터테인먼트
KBS 2TV ‘개그콘서트’의 주역 김준호는 세계 코미디언들의 축제를 꿈꾸고 있다. 한때 어려운 시절을 겪어낸 끝에 환하게 웃게 된 그는 60여명의 개그맨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사장이기도 하다. 사진제공|코코엔터테인먼트
■ ‘개콘’ 꺾기도 돌풍 김준호

가족용 개그 ‘꺾기도’의 탄생은?
홍인규 농담 “다∼람쥐”서 번득

개콘서 장수하는 비결?
나대지 않는 것, 딱 중간만 하는 것!

내 인생 ‘꺾기도’는 도박사건…
그 이후 나 아닌 개그계 생각

엔터 사업 나선 이유?
개그맨 세상 만들래요∼를레이!

“너, 정말 용감하구나∼와! 이 자식아.”

“너 참 잘했구나∼쁜놈.”

이 문장이 낯설다면 최신 유행 개그인 ‘꺾기도’를 좀 더 공부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대화할 때 “감사합니다∼람쥐!”를 쓴다면 당신은 벌써 유행에 뒤쳐지는 거란다∼람쥐.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의 인기 코너 ‘꺾기도’가 최근 사람들의 대화법마저 바꿔 놓고 있다. ‘꺾기도’는 개그맨 김준호를 비롯해 홍인규, 조윤호, 이상호, 이상민, 장기영이 출연하는 코너로, ‘안녕하십니∼까불이’, ‘그러지마∼보이’ 등 “단어의 마지막 글자를 꺾어 상대를 공황상태로 빠뜨리는” 개그다.

“너 참 잘했구나∼쁜놈”은 ‘꺾기도’의 최신 응용 버전인 ‘치킨 꺾기’. ‘꺾기도’의 스승 개그맨 김준호(37)는 “치킨도 양념 반, 프라이드 반이 있다. 새로 개발한 ‘치킨 꺾기’는 칭찬 반, 욕 반인 개그이다”고 소개했다. ‘꺾기도’와 ‘감수성’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개콘’의 터줏대감 김준호를 스포츠동아 스타카페에 초대했다.
● ‘꺾기도’ 성공, ‘개콘’ 블루 오션 개척

- ‘초등학생들의 대통령’으로 불린 ‘감사합니다’의 인기를 넘어섰다.

“하하! ‘연예가중계’에 출연해 초등학교에 가서 테스트를 했는데 우리가 이겼다. 인기는 넘어섰는데 아직 광고 섭외는 저조하다. 광고까지 가져와야 하는데. 아직도 내 과거사가 광고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 ‘꺾기도’가 통한 이유가 무엇일까.

“통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개콘’이 좀 무거운 감이 없지 않았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일명 ‘4인용 식탁’용 개그가 없었다. 시사·풍자 위주의 엄마 아빠 개그가 많았기 때문에 ‘꺾기도’가 통할 수 있었다.”

- ‘꺽기도’는 어떻게 탄생했나.

“블루오션을 찾아낸 거다. ‘개콘’ 코너를 잘 살펴보면 바보 개그와 춤 개그가 없다. 그래서 일단 처음에는 춤 잘 추는 개그맨들을 모았다. 조윤호는 백댄서 출신이고, 홍인규, 이상호, 이상민은 워낙 춤을 잘 춘다. 근데 막상 모아놨더니 도무지 답이 안나왔다. 그때 홍인규가 까불면서 ‘반갑습니다∼람쥐’를 했다. 순간 ‘이거다!’ 싶었다.”

- 장기영은 어떻게 합류했나.

“지나가는 친구를 끌어들였다. 보통 코너의 막내가 잔심부름을 하는데 당시 막내였던 이상호, 이상민이 장기영에게 막내 역할을 일임한 거다.”

- 아이디어 회의 시간은 스터디 분위기겠다.

“우리끼리는 집현전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는 국어학자고. 한글의 재해석을 위한 시간이다.”

- ‘꺾기도’를 사업적으로 활용하려는 섭외가 많다고.

“초등학생 팬들이 많다 보니 캐릭터 사업 제의가 들어온다. 공책 등 문구류에 꺾기도를 활용하자는 제안들이다. 어린이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곳도 있었다.”

- 출연 중인 ‘감수성’도 1년이 훌쩍 넘었다.

“1년이 지나면서 사실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생각이 든다. 매주 게스트가 출연하면서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친 느낌이 있고. 장수 코너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표현이 맞다.”

- ‘꺾기도’와 ‘감수성’ 속 김준호의 역할은 어떻게 다른가.

“‘꺾기도’에서는 내가 까불어야 한다. ‘감수성’은 내가 지휘를 해야 하고. ‘꺾기도’는 개인전이다. 새로운 버전의 ‘봉숭아학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회의에서부터 개그 배틀이다. 반면 ‘감수성’은 극이 가미된 콩트라고 보면 된다. 사실 ‘감수성’이 ‘개콘’에 가장 적합한 코너다. 기수별로 개그맨들이 골고루 구성돼 있다.”

● 롱런 비결? “나서지 않는 것”

- 어느덧 ‘개콘’에서 김대희와 함께 고참 선배가 됐다.

“선배로서 내가 할 일은 입은 닫고 지갑을 여는 거다.”(웃음)

- 롱런 비결이 있다면.

“나대지 않는 것. 하하! 너무 잘 나가지도, 못 나가지도 않는 것. 폭발적인 인기와 사랑을 받는 캐릭터를 하고 나면 오히려 다음 코너를 할 때 힘들다. 나의 롱런 비결은 ‘중간’이 아닐까.”

- ‘개콘’은 선배라고 해서 대우해주거나 연명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정확하다. 못 하면 떠나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자신이 있다. 내 아이템이 채택이 안 되거나 재미가 없으면 리더를 할 수 없다. 다행히 아직은 후배들이 함께 코너를 짜고 싶어 하는 선배인 것 같은데, 진짜 그럴까∼∼불이?”

- ‘개콘’의 전성기, 인기가 얼마나 오래 갈까.

“지금 ‘개콘’은 최고다. 하지만 1년 있으면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잘하는 후배들이 예능으로 빠지는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지금은 ‘애정남’ 최효종, ‘고∼레?’의 김준현, ‘있는데∼’의 허경환, ‘안돼∼’의 김원효 등 22기 개그맨들이 최고의 전성기인데, 이 이후에 치고 올라올 후배들이 많아져야 한다.”

- 김준호에게 개그 파트너 김대희란.

“윤종신 형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늘 빛나지는 않지만 내가 빛이 나는 자리에는 늘 대희 형이 있었다고.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미울 때도, 다툴 때도 있지만 내가 가는 길엔 늘 대희 형이 있었다.”

● 매니지먼트사 사장 김준호, “후배들이 잘 사는 세상 만들고파”

- 김대희, 김준현, 김원효, 양상국, 유민상 등 개그맨들이 대거 소속된 코코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기도 하다.

“연습생까지 포함하면 60명 정도 된다. 개그맨들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매주 월요일 ‘월개관’을 연다. 일명 ‘월요일 개그맨들의 관계’. 오늘도 오전 7시부터 다 불러 모았다. 가수, 연기자들에게만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게 아니라 개그맨들도 절실하다.”

- 개그만 해도 충분히 먹고 살 텐데 엔터 사업까지 벌이는 까닭은.

“내 업보다. 그런 건 아버지를 닮았다. 판을 벌이는 걸 좋아한다. 내가 다 해야 직성이 풀린다.

- 후배들을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있나.

“세계 각국의 코미디언들이 모이는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현재 부산시와 협의 중이다. 중국, 일본은 물론 유럽의 코미디언들의 영입도 계획 중이다. 현재 방송 중인 ‘개콘’의 ‘꺾기도’와 ‘풀하우스’ 캐릭터들을 활용하는 사업도 실행 단계다. 카카오톡에서 ‘꺾기도’와 ‘풀하우스’ 캐릭터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할 수 있다.”

- 개그도, 사업도 승승장구인 요즘이 김준호 인생의 ‘꺾기도’ 아닌가.

“사실 내 인생이 꺾인 계기는 도박 사건이다. 그 전의 김준호는 나만 생각하고 내가 최우선이었다. 인생 최대의 위기였던 그때가 오히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내가 아닌 후배들을, 그리고 개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 최종 목표는 뭔가.

“돈 많이 벌어 영화를 찍고 싶다. 보통 개그맨들이 출연하면 저예산 얘기부터 나오는데, 그런 의식도 좀 바꿔 놓고 싶다. 제작비 걱정 안 하고 주성치나 기타노 다케시처럼 작품성 있으면서 따뜻한 휴머니즘이 묻어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 개그맨 김준호는?

▲ 1975년생
▲ 데뷔: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
▲ 학력: 단국대(연극영화학)
▲ 출연 코너: ‘개그콘서트’의 ‘‘집으로’ ‘씁쓸한 인생’ ‘악성 바이러스’ ‘하류인생’ ‘비상대책위원회’ 등
▲ 출연 작품: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 ‘에어시티’ ‘뉴하트’ ‘밤이면 밤마다’
▲ 수상 내역
- 2005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 최우수상
- 2009년 제36회 한국방송대상 코미디언상
- 2010년 제11회 대한민국 영상대전 포토제닉상
- 2011년 제18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희극인상
- 2011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 남자 최우수상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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