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10대 입소문으로 인기 얻어 40대 시청률로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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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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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예능프로그램들의 생존 전략

대 이상 중장년층이 즐겨 보는 ‘세바퀴’(왼쪽)와 20대 이하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끄는 ‘뜨거운 형제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세대를 구분해 공략하는 특징을 보인다. 사진 제공 MBC
대 이상 중장년층이 즐겨 보는 ‘세바퀴’(왼쪽)와 20대 이하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끄는 ‘뜨거운 형제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세대를 구분해 공략하는 특징을 보인다. 사진 제공 MBC
MBC ‘세바퀴’는 2009년 4월 방송 초기부터 신선한 포맷과 신구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출연진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주말 시청률 1위에 오른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최근 ‘세바퀴’에 대한 호평은 줄어들고 신인 연예인을 홍보하는 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세상을 바꾸는 퀴즈’라는 기획 의도는 오간 데 없고 걸그룹 댄스경연이나 시시콜콜한 연예가 방담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여전히 높다. 방송 포맷이 바뀜에 따라 주요 시청층도 젊은이들에서 40대 이상의 어르신들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AGB닐슨에 따르면 ‘세바퀴’의 시청자 가운데 40대 이상 시청자의 비중은 54%에 이른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으로 성격이 바뀐 것이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 PD들은 어느 세대를 타깃 시청층으로 잡아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황금시간대에 전 세대를 아울렀던 예능의 시대가 저물었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한 작가는 “10대와 20대는 입소문을 통해 화제를 만들어내지만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은 40대 이상 어른들이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러한 예능 프로그램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단비’와 ‘헌터스’ 같은 공익 예능의 실패다. 1년 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야심 차게 내놓았던 코너들이다. 단비와 헌터스 모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원대한 기획으로 출발했지만 애국가 시청률(5%)에도 못 미치는 참담한 성적을 남기고 퇴장했다.

비싼 수업료를 치른 ‘일밤’은 최근 ‘뜨거운 형제들(뜨형)’ 같은 10대용 예능 프로그램을 새롭게 내놓았고, 22일 방송된 ‘뜨형’의 시청률은 10%를 넘어서면서 ‘일밤’ 코너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TNmS 조사 결과). ‘뜨형’에 나오는 ‘아바타 미팅’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모방 열풍이 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최근 예능의 트렌드란 선호 프로그램에서 발견되는 세대차이다. 젊은 사람들은 ‘무한도전’ ‘라디오 스타’ ‘뜨형’(이상 MBC)이나 ‘청춘불패’(KBS)를 좋아하고, 중장년층은 ‘1박2일’ ‘남자의 자격’(이상 KBS), ‘스타킹’ ‘강심장’(이상 SBS)을 즐겨 본다.

문화평론가 조희제 씨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 같은 스타와 동일시 전략 혹은 ‘뜨거운 형제’ 같은 복잡한 게임이론을 적용한 예능이 10대용이라면, ‘1박2’일의 ‘복불복 게임’이나 ‘세바퀴’의 ‘너 한번 재밌게 소개해 봐’ 식의 이해하기 쉬운 방송 포맷은 40대 이상을 겨냥한 예능이다”며 “세대에 따른 TV 소비 행태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방송계에서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전략으로 ‘확산 전략’이 거론된다. 처음에는 10대들이 좋아하는 포맷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한 뒤 시청층을 20, 30대 이상으로 넓혀 나가는 전략이다. 그 성공사례가 MBC의 ‘세바퀴’이고 SBS의 ‘강심장’이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O2/집중분석] 예능에서 엿보이는 세대격차…40대 예능이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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