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차정섭]‘꽃남’ 제작때 청소년 고려를

  • 입력 2009년 3월 4일 02시 54분


10대는 물론이고 30, 40대에 이르기까지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화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려도 많다. 주로 10대 청소년에게 미칠 악영향에 관한 지적이다. 이 드라마는 방영 초부터 F4와 신화고, 금잔디로 대표되는 극단적인 상황 설정으로 집단따돌림, 학교폭력, 성희롱, 인신모욕, 위화감, 물질만능주의, 사치조장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힘없는 친구에게 빨간 딱지를 붙이거나 “이 서민냄새는 뭐야”라며 서민을 비하하는 놀이가 유행한다고 한다.

드라마를 도덕 교과서처럼 만들라고 요구할 생각은 없다. 애초 만화를 원작으로 했고 ‘하이 판타지 로망스’를 표방하는 만큼 드라마의 재미나 주인공의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 자극적인 설정을 동원한 측면도 있으리라 본다. “그냥 재미로 보는 건데 무슨 걱정이세요. 촌스럽게”라고 일축하는 청소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소지는 남는다. 비현실적이고 비윤리적인 내용이 무차별하게 방영되는 현실, 자아 정체감이나 현실 판단력이 온전하지 않은 청소년기 때 드라마에 몰입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분명히 짚어봐야 한다.

방송제작자들이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아이들이 알아서 소화한다고 생각한다면 책임방기다. 내 아이가 이 드라마를 본다면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할지를 자문할 필요가 있다. 교사나 학부모는 드라마를 본 후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자녀와 의견을 나누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 비판적으로 사고하도록 도와야 한다.

차정섭 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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