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군따라 미국간 여인들… 그후 30년의 이야기

  • 입력 2003년 1월 12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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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애틀 타코마시인근 한 미군기지 내에서 귀환미군병사들에 대한 환영파티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특정 인물과 관련없음). 사진제공 KBS

미국 시애틀 타코마시인근 한 미군기지 내에서 귀환미군병사들에 대한 환영파티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특정 인물과 관련없음). 사진제공 KBS

1960∼70년대 주한미군과 국제결혼해 낯선 땅 미국으로 건너간 여인들. 이른바 ‘GI 브라이드’ ‘양공주’로 불렸던 그들의 미국에서의 삶은 어떠했을까.

KBS라디오에서 13∼17일 저녁 7시43분에 방송되는 ‘고난의 100년, 희망의 100년’(황형선 PD)에선 국내방송사상 최초로 미군과 결혼했던 여성들의 30년 삶을 생생한 육성녹음으로 들려준다. 미국 시애틀 타코마 시는 미군의 육해공군 기지가 몰려 있는 도시. 본국으로 돌아간 대부분의 주한미군들이 처음으로 정착해 가정을 꾸렸던 곳이다. 그러나 취재진이 만난 여성들의 고백은 충격적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지만 막상 와보니 남편들은 대부분 ‘알거지’였다는 것. 게다가 알고 보니 동성애자였던 남편, 매일 밤 카지노에서 돈을 날리는 남편, 아이 머리에 TV수상기를 던질 정도로 자녀학대를 일삼는 남편 등으로 가정이 산산조각이 난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5년 내에 이혼하고, 혼자 살며 마사지업소나 레스토랑 등지에서 일을 했다. 한 여성은 “어머니가 미국에서 편하게 살고 있는 줄 알기 때문에 25년동안 한번도 한국에 들어가질 못했다”며 울먹였다. 현재 타코마 한인회 회원은 약 50만 명. 이중 3분의1 가량은 이들 여성의 초청으로 이민 온 친척 등으로 추산되고 있다. 76년에는 이들 여성들이 주축이 돼 대한부인회를 결성해 한인사회의 씨앗을 뿌렸다. 이들은 힘겨운 생활에도 고국에 달러송금과 친척초청 등으로 한인 이민사에 적지 않은 공헌을 남겼지만 교포들이 펴낸 ‘미국 이민 100년사’에조차 그들에 대한 역사는 지워져있다. 취재진은 이밖에도 미국에 온 입양아, IMF이후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를 탄 사람 등을 통해 ‘성공한 한인 이야기’ 뒤에 묻혀졌던 등 미국 이민자들의 빛과 그림자를 살핀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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