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윈드토커’ “전우 죽여서라도 암호만은 지켜라”

  • 입력 2002년 8월 15일 17시 32분


동료인 인디언 암호병을 보호하는 동시에 비상 상황에서는 그를 살해해야 하는 임무를 맡은 앤더슨 중사(니콜라스 케이지·왼쪽). 사진제공 올댓 시네마
동료인 인디언 암호병을 보호하는 동시에 비상 상황에서는 그를 살해해야 하는 임무를 맡은 앤더슨 중사(니콜라스 케이지·왼쪽). 사진제공 올댓 시네마
영화 ‘윈드토커’(Windtalkers)의 연출자는 홍콩 감독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할리우드에 입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우위싼(吳宇森·56) 감독이다.

그는 ‘브로큰 애로우’ ‘페이스 오프’ ‘미션 임파서블2’ 등으로 할리우드의 A급 상업영화 감독의 대열에 서게 됐다.

이 작품은 2차 세계 대전때 인디언 언어를 암호로 이용하기 위해 고용한 인디언 암호병과 그를 보호하는 백인 중사의 우정과 갈등을 다뤘다.

‘윈드토커’에서는 ‘절반의 우위싼’을 만나게 된다. 느리면서도 비장한 총격전과 서로 총구을 겨누는 격돌장면 등 판타지에 가까운 ‘우위싼 류’ 특유의 화면은 사라졌다. 대신 들고 찍기와 클로즈업 등을 통해 살점이 튀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투의 실상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그래도 두 남자를 내세워 남자 세계의 우정을 그리는 우 감독 특유의 접근 방식은 여전하다. 작품 배경만 홍콩의 암흑가에서 전쟁터로 바뀌었을뿐.

1944년 2차 세계대전. 미군은 일본 본토를 사정거리에 둘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인 사이판을 점령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미군은 일본군의 암호 교란작전으로 고전하다 복잡한 언어체계를 지닌 나바호 인디언의 언어를 이용해 새로운 암호 작전을 세운다.

앤더스 중사(니콜라스 케이지)와 암호병 야흐지(애덤 비치)는 이 임무에서 같은 팀이 된다. 앤더스는 야흐지를 보호해야 하지만 암호병이 적에게 적발됐을 때 그를 죽이라는 임무를 받고 갈등에 빠진다.

문제는 총알은 요란스럽게 쉴새 없이 빗발치는 데도 영화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1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 가.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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