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 광복절 특집 ‘일본 황실제사의 비밀’

  • 입력 2002년 8월 13일 17시 34분


일본 천황(뒷줄 가운데)과 신료들이 ‘이세신궁’에서 제사를 마치고 걸어나오고 있다.(사진제공 EBS)
일본 천황(뒷줄 가운데)과 신료들이 ‘이세신궁’에서 제사를 마치고 걸어나오고 있다.(사진제공 EBS)
EBS 광복절 특집 다큐멘터리 ‘일본 황실 제사의 비밀-한국신을 부른다’(15일 밤 8·30)는 대중 매체에서 공개된 적이 거의 없는 일본의 황궁을 카메라에 담았다.

제작진은 한국외대 홍윤기 교수(일본문화사)의 도움으로 한국색이 짙은 것으로 알려진 황실 제사의 내용과 의미를 짚는다. 일본인 전문가들도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다.

그러나 황궁측의 비공개 원칙으로 제사 실황을 촬영하지는 못했다. 다만 제사가 열리는 ‘이세신궁’(伊勢神宮)을 처음으로 촬영했고 제사를 담은 사진과 제사에 쓰이는 노래의 녹음 테이프를 입수했다.

1500년 전통의 일본 황실 제사는 과거 한국의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그대로 남아있다. 무당이 제사를 주도하며 제사에 쓰는 불도 1500년 전과 마찬가지로 나무를 마찰시켜 얻는다.

제작진이 주목한 부분은 신을 맞이하는 영신가(迎神歌)인 ‘신악가’(神樂歌)중 “나 한신(韓神)도 한(韓)을 모셔오노라”는 대목이다. ‘한신’은 일본 학계에서 ‘한반도 계열의 신’으로 인정하고 있다. 일본인이 모시는 다양한 신 중에 ‘한신’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나 황실 제사에서도 ‘한신’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홍교수는 또 이 노랫말 중 “‘아지매(阿知女) 오게(於介)’는 경상도 사투리로 ‘아주머니 오시라’는 뜻일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 신의 원조는 한국의 신이었으며 그 흔적이 노랫말로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실 식악부(式樂部) 부악장 아베 히사마사(安倍秀唱)씨와 교토대 사학과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교수 등도 황실 제사의 노래에 대해 “당시의 첨단 문명을 전해준 한국에 대한 감사의 표시가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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