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자연다큐멘터리팀, 희귀한 '흰꼬리수리' 첫촬영

  • 입력 2000년 9월 28일 19시 10분


세계적인 보호대상 조류인 ‘흰꼬리수리’가 한반도에서도 살고 있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29일 방영되는 ‘2000 MBC 자연다큐멘터리―흰꼬리수리의 비행’(밤 9시55분)의 제작진은 흰꼬리수리를 1년동안 추적, 남해안의 한 작은 무인도에서 서식하고 있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흰꼬리수리의 태생부터 성장과정, 번식실태 등이 TV를 통해 방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작을 총괄한 최삼규CP는 “지난해 서해안에서 ‘팔색조’를 촬영하다가 아직 번식할 수 없는 어린 흰꼬리수리의 모습이 우연히 카메라에 잡힌 후 이상하게 생각돼 몇 개월간 계속 흰꼬리수리를 추적한 끝에 지난 3월 마침내 흰꼬리수리의 둥지를 찾아냈다”며 “4월초 흰꼬리수리 둥지에서 세 개의 알 중 두 개가 부화하는 모습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노란색 부리, 암갈색 깃털, 날카로운 발톱을 지닌 흰꼬리수리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243호. 방대한 지역에 걸쳐 분포하지만 밀도가 극히 낮아 전 세계적으로 1000∼2000여마리 밖에 남아있지 않은 희귀종이다.

날개를 펼치면 너비가 2m 가까이 되는 흰꼬리수리는 오리류, 바다새, 장어, 우럭 등 조류와 포유류 어류를 먹이감으로 삼는다.

지금까지 흰꼬리수리는 시베리아 등에서 번식하고 한반도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로 알려져왔으나 이번 작업으로 한반도가 흰꼬리수리의 월동지가 아닌 번식지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져 흰꼬리수리의 번식지 경계선이 남쪽으로 더 내려가게 됐다.

제작진은 흰꼬리수리의 보호를 위해 촬영을 했던 구체적인 서식장소는 밝히지 않기로 했다.

흰꼬리수리의 산란기는 2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 알에서 깨어난 새끼 흰꼬리수리가 둥지 밖으로 첫 발을 내딛는 시기는 부화한 날로부터 70∼90일 후.

‘자연다큐멘터리…’는 흰꼬리수리 암컷과 수컷이 역동적으로 비행하며 나누는 사랑법부터 새끼들의 먹이 전쟁, 어미새가 새끼들의 독립 준비를 시키기는 모습, 6월 중순 성장한 흰꼬리수리가 ‘독립’해 나가는 장면을 영상에 담아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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