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9일 방송10주년…고발프로 대명사 자부

  • 입력 2000년 5월 7일 20시 52분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화 밤11·00)이 9일로 방송 10주년을 맞는다. 1990년 5월8일 다국적 기업의 비리를 고발한 ‘피코 아줌마 열 받았다’를 첫 아이템으로 방송한 ‘PD수첩’은 이후 ‘카메라 출동’과 함께 MBC의 간판 고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PD 수첩’을 거쳐간 PD만 44명. 563개의 아이템이 2만4360분 동안 방송됐다. 특히 ‘PD수첩’이 집중적으로 조명했던 분야는 지금까지도 이해당사자끼리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있는 종교와 대북관련 아이템이었다. 특히 방송용 아이템으로는 터부시되어 왔던 종교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지난해 방송 사상 초유의 주조정실 난입에 따른 방송중단사태를 낳았던 ‘목자님 목자님 우리 목자님’ 편을 비롯해, 종교 문제로 목숨을 잃은 신도들의 실상을 보도했던 ‘의혹-영생교를 밝힌다’, 승려 행세를 하며 아이들의 ‘아빠 스님’으로 자처했던 ‘일력’의 비리를 파헤친 ‘소쩍새 마을의 진실’ 등은 대표적인 사례였다. 당연히 이런 아이템 뒤에는 법적 시비가 뒤따랐고, 제작진은 방송금지가처분신청 소송으로 법원에 출두하기가 다반사였다. MBC가 3일 방송 사상 처음으로 프로그램의 방영금지가처분 제도에 대한 헌법 소원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PD수첩’이 언제나 ‘PD저널리즘’의 첨병인 것만은 아니었다. 2일 방송된 SBS ‘뉴스 추적’의 연예인 매춘 보도와 같은 센세이셔널리즘은 시청률이 떨어질 무렵 ‘PD 수첩’에도 종종 등장하곤 했다. 특히 1998년에는 ‘원조 교제’를 다루면서 흥미위주로 상세히 보도해 방송위원회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 명령을 받기도 했다. 특히 1998년부터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KBS2TV 오락프로그램 ‘서세원쇼’가 시청률 20%를 넘는 인기를 끌자 제작진은 간헐적으로 이러한 ‘편법’을 이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9일 방송에서는 그동안 연출을 맡았던 44명의 PD가 출연해 ‘샴쌍둥이 유리와 유정이 수술받던 날’ 등 그동안의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요즘 살아가는 모습을 소개한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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