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파견문록', 천진한 웃음 '어린이 퀴즈'로 인기몰이

  • 입력 2000년 1월 21일 20시 12분


MBC ‘전파견문록’(토 밤9·45)이 오랜 시행 착오 끝에 지난 주부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퀴즈’를 표방한 ‘아이Q’ 코너를 신설한 직후인 지난주 처음으로 20%대의 시청률(20.9%)을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인 SBS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남’(24.7%)에 바짝 다가갔다.

어린이와 성인이 번갈아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의 ‘아이Q’는 답이 어린이의 기준에 맞춰져 말 그대로 ‘정답’은 없다. 예를 들어 “요즘 가수 중 대머리가 누구냐?” 라는 질문에 김국진 김용만 등 성인 출연자는 설운도 등을 대지만, 정작 어린이 출연자는 얼마 전까지 스포츠형 머리로 활동했던 유승준을 댄다. 기획자인 김영희PD는 “‘남희석…’은 남녀 사이를 소재로 한 오락물인데 반해, ‘전파견문록’은 어린이를 앞세운 점이 틈새 시청자를 잡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 ‘아이Q’ 코너로만 방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가을개편 때 간판 오락프로그램으로 기획된 ‘전파견문록’은 불과 두 달 반 동안 포맷을 세 번이나 바꿀 정도로 ‘아이Q’ 전까지 갈팡질팡해왔다. ‘TV를 통해 견문을 넓히겠다’는 제목처럼 오락에 정보를 결합한 ‘인포테인먼트’를 표방했지만, ‘국진이도 하는데’ 등의 주력 코너들이 기획자 김PD의 전작(前作)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포맷과 상당 부분 유사해 신선함이 없었다. 1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 김국진이 두 달 넘게 적응하지 못한 것도 부진의 한 이유.

MBC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아이템 고갈로 오락프로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전파견문록’의 회생 과정은 다른 오락 프로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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