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송승환 「연극지키기」…『TV서 돈벌어 무대에』

  • 입력 1997년 1월 27일 20시 34분


[金順德기자] 탤런트 출신 연극제작자 유인촌(46) 송승환씨(41)는 연극계에서 단연 별종이다. TV와 CF로 번 돈을 돈 안되는 연극판에 쏟아붓는 유이(唯二)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음달 서울 동숭동에서 각각 「택시 드리벌」(유인촌레퍼토리 제작)과 「유리 동물원」(환퍼포먼스)을 공연하는 두 사람은 여러가지 면에서 공통점이 많다. 첫째는 연극 제작만큼 재미있는 일이 없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방송으로 번 돈으로 카페나 술집을 차려 돈벌면서 편하게 살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것은 재미가 없지 않은가』 95년 창단공연작 「문제적 인간 연산」으로 동아연극상 대상을 수상했던 유씨의 말이다. 연극만큼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없으므로 연극으로 정면승부하기 위해 극단을 차렸다는 설명이다. 92년 환퍼포먼스를 연 송씨는 『배우라는 직업이 정말 좋기는 하나 누군가에 의해 뽑혀야만 작품을 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며 하고 싶은 연극을 마음놓고 하기 위해 제작에 나섰다고 말했다. 자기 소유의 집한칸 없이 일산에서 5천5백만원 전세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전세 산다고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잠자는 것도 아니고 좋은 연극 기획해서 배우 연출자 정하고 무대에 올리는 과정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둘째, 이들은 지난해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샹송드라마 「빠담 빠담 빠담」(유인촌레퍼토리) 뮤지컬「고래사냥」(환퍼포먼스)을 공연, 상당한 입장수익을 올려 『연극도 돈이 된다』는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냈다. 과거 『돈없어 못한다』는 제작자에게 시달려본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은 『연출자가 하자는 대로 무조건 다 들어준다』(유씨), 『배우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한다』(송씨)는 원칙으로 연극계 풍토를 바꾸고 있다는 평을 듣는 것도 특징이다. 세번째 공통점은 최근들어 극장신축 음반기획사업 등 연극을 바탕으로 한 문화산업 확장에 나섰다는 점이다. 유씨는 오는 4월 서울 청담동 1백여평의 노른자위땅에 객석 2백50석규모의 공연장을 착공, 내년 4월경 완공키로 했다. 여기에 연습장은 물론 체계적으로 배우훈련을 시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송씨는 지난해말 고교동창 이광호씨(충남방적 전무)를 영입, 공연 음반 영화기획과 마케팅을 분리하는 것으로 조직을 확대개편했다. 혹시 연극에서 적자가 나더라도 다른 부문에서 메우기 위해서라며 『연극은 결코 버릴수 없는 최후의 문화상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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