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급락-미입주 대란 오나

동아일보 입력 2010-06-08 03:00수정 2010-06-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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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고양 파주 남양주 등 줄줄이… 각각 1만채 이상 입주
2, 3년전 상한제 시행 앞두고 무더기 착공
분양가보다 1000만원 낮은 중소형 매물도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주택시장에 ‘입주 폭탄’이라는 또 하나의 악재가 부상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좋던 2, 3년 전에 공사를 시작한 아파트들이 올 들어 대거 완공돼 입주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용인시나 파주시 등 수도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해당 지역의 집값과 전셋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분양가보다 시세가 하락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잔금을 미처 치르지 못해 입주를 못하는 계약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 입주폭탄에 매매가격 약세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0만398채로 지난해(28만1550채)보다 약 2만 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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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수도권이 17만1100여 채로 역시 지난해(15만6000여 채)보다 입주량이 많다. 용인시의 올해 입주량은 1만4054채로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가장 많고 고양시(1만3511채), 파주시(1만2027채), 남양주시(1만1595채), 광명시(1만156채) 등도 1만 채를 넘는다.

이들 지역은 대규모 공급에 따른 시장 충격으로 아파트 매매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용인시는 4일 현재 아파트 값이 연초 대비 3.24% 급락했고 파주시(―3.26%), 고양시(―2.69%) 등 입주물량이 많은 대부분의 지역 집값이 떨어졌다. 용인시 신봉동 자이1차 153m²는 연초에 평균 5억9000만 원이던 시세가 지금은 1억 원 가까이 떨어졌고, 고양시 장항동 호수삼환3단지(156m²)도 매매가가 같은 기간 1억3000만 원 하락했다.

서울에서도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평구는 올 하반기에만 6000채가 넘는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고, 강북구는 상반기에 2500여 채가 공급되면서 집값이 이미 연초 대비 2% 이상 떨어졌다.

이처럼 수도권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분양권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닥터아파트의 조사 결과 5월 1일부터 28일까지 전국 분양권 시세는 0.17% 하락했다. 닥터아파트는 “서울 강북구는 중소형 아파트에서조차 분양가보다 1000만 원 이상 싼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많이 나와 있다”고 밝혔다.

○ 상한제 회피 물량 쏟아져 나온 탓

이 같은 현상은 2007년 말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무더기로 아파트 분양에 나선 결과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7년에 사업승인을 받은 주택은 55만5800여 채나 됐지만 2008년에는 37만1300채로 뚝 떨어졌다. 특히 2007년 10월에는 한 달간 10만 채가 넘는 주택이 사업승인을 받기도 했다. 아파트 건설기간이 보통 2, 3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 시기에 공사에 들어간 아파트들이 완공돼 대거 시장에 나온 셈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입주폭탄이 ‘미입주 대란’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세를 놓아 잔금을 내려던 계약자들은 공급량이 워낙 많아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고, 거주하고 있는 집을 팔아 입주하려고 해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집이 안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입주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는 용인시나 파주시 등은 전체적으로 기존 주택의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내년에는 입주물량이 올해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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