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發 전기료 폭탄 본격화… 7월 발전용 가스값 20% 급등

  • 동아일보

전력도매가 140.2원, 최고가 경신
정부, 산업용 전기 아직은 인상 자제
한전 4분기 1144억 순손실 전망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가동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가동되고 있다. 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되며 전기료 부담 확대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이제 발전 원가 및 전력 도매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5일 한국가스공사의 천연가스 요금정보에 따르면 가스공사가 발전사에 공급하는 일반발전용 천연가스 단가는 7월 기준 GJ(기가줄)당 2만522.58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3% 오른 상태다. 천연가스 가격은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5월부터 크게 오르기 시작했는데 천연가스를 구매해 선적, 운반하기까지 드는 시간 때문에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발전 비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 앞으로 비용이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발전소들이 한국전력에 공급하는 전력도매가(SMP)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육지 기준 일평균 SMP는 kWh(킬로와트시)당 139.3원으로 이달 들어 6일부터 줄곧 130원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14일에는 140.2원까지 올라 작년과 올해 통틀어 최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7월 월평균 SMP는 120.4원이었고 올 3월은 110.0원이었다. SMP는 보통 가장 높은 가격으로 들여오는 발전원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최근 SMP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한전이 아닌 정부가 정하기 때문에 SMP 상승이 곧바로 기업들의 부담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아직까지 정부도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SMP 가격이 아직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앞으로 늘어나는 모든 비용을 한전이 계속 떠안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한전이 초기 비용을 모두 떠안으며 연간 약 33조 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결국 그 후 시차를 두고 산업용 전기료가 인상돼 올해까지 약 60% 상승한 상태다.

증권사들은 3분기(7∼9월)보다 4분기(10∼12월) 한전의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한전이 4분기에 1144억 원 순손실을 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전쟁 여파로 2분기(4∼6월)에만 전력 조달 비용이 7000억 원 늘어난 반면 전기요금은 동결되고 있어 실적 기대치를 낮추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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