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 AI 제트 400W’ 써보니
세계 최고 400W 흡입력 압권… 전작 대비 흡입력 29% 개선
‘에어 블로어’로 책장 청소까지… AI가 알아서 흡입 세기도 조절
비싼 가격과 무게는 아쉬운 점
모델들이 이달 1일부터 판매에 돌입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제트 400W’ 스틱 청소기를 소개하고 있다. 해당 무선 청소기는 세계 최고 수준의 흡입력과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무선 청소기의 최대 단점은 배터리 지속 시간과 흡입력이다. 생각보다 빨리 방전되고 흡입력도 시원치 않은 제품들이 많다. 전선으로부터 해방되는 대가라며 받아들이기엔 너무 불편한 요소들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비스포크 AI 제트 400W’는 무선 청소기의 고질적인 불편함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비스포크 AI 제트 400W를 23일까지 일주일가량 사용해 보니 삼성전자가 왜 제품 이름에 ‘400W’라는 표현까지 붙였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만큼 흡입력에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출시된 제품보다 흡입력이 29% 개선됐다. 전 세계에 현존하는 무선 청소기(시장 점유율 1% 이상 브랜드 기준) 중 흡입력이 가장 좋은 제품이라는 삼성전자의 주장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느꼈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밥을 짓다가 흘린 쌀이나 콩 등 일반적인 오염물은 몽땅 빨려 들어갔다. 흡입력이 워낙 세다 보니 마룻바닥의 깊은 틈새나 베란다 유리 문틀의 먼지까지 깔끔하게 제거됐다.
특히 겉보기엔 깨끗했던 패브릭(직물) 재질의 소파도 청소기로 빨아들이니 고운 입자가 먼지 통에 쌓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섬유에 올올이 박혀 있는 먼지까지 처리해 준 것이다.
흡입력이 강한 데다 청소기 관절들도 잘 구부러지는 덕분에 소파 밑 청소도 쉬웠다. 그동안 로봇청소기의 손길이 제대로 닿지 않았던 곳이다.
강한 바람을 뿜어내는 ‘에어 블로어’ 기능도 예상외로 훌륭했다. 청소기 주둥이를 에어 블로어 전용 기구로 바꾸면 최대 초속 28m의 바람이 쏟아졌다. 오랫동안 먼지가 쌓였던 책장을 향해 쏴보니 책들이 흔들거릴 정도로 바람이 강력했다. 먼지를 한바탕 날려 보낸 뒤, 추후 바닥에 가라앉은 먼지를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책장이나 인형 먼지 청소를 손쉽게 마무리지었다. 외출 후 외투의 먼지를 떨어내 깔끔하게 관리하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에어 블로어 기능은 의류 건조기의 열교환기 먼지를 날릴 때도 유용했다. 그동안은 건조기 깊숙이 쌓인 먼지가 웬만한 솔로는 말끔하게 제거되지 않아 청소할 때마다 찜찜했다.
배터리가 두 개인 것도 장점이었다. 대용량 배터리(3970mAh)와 기본 배터리(2200mAh) 중 상황에 맞춰 고를 수 있다. 대용량 배터리로는 일반적인 청소를 약 100분간 이어갈 수 있다. 그렇지만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하면 청소기가 무거워지고 충전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가볍게 청소할 때는 기본 배터리를 쓰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능도 쓸 만하다. 바닥 상태에 따라 AI가 알아서 흡입 세기를 조절해줬다. 마루를 지날 때보다 카펫 위를 지날 때 더 강하게 청소가 이뤄지는 식이다. 같은 마룻바닥을 청소할 때도 오염도가 더 높은 곳은 더 강한 힘으로 먼지를 빨아들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완급 조절을 통해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무것도 조작하지 않았는데 AI 판단으로 청소기 흡입력과 소음이 갑자기 커져 놀랄 때도 있었지만 금세 적응됐다.
청소기 흡입구를 다른 것으로 교체하면 물걸레 청소도 됐다. 기기 내부에서 가열한 55도 이상 고온의 물이 분사돼 바닥 얼룩이 잘 지워졌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 160만∼170만 원대에 달하는 출고가는 무선 청소기 제품 중 가히 싸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본체 무게를 2㎏대로 경량화했다지만 바닥을 계속 쓸고 다니기에 살짝 무겁게 느껴진 것도 개선되면 좋을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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