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LNG 수출 제한에 적극 대응… 해외 자원 개발해 수익 창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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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감동경영]한국가스공사

호주 GLNG 플랜트 전경.
호주 GLNG 플랜트 전경.
해외 자원 개발은 통상 마라톤에 비유된다. 불확실성이 크고 투자비 회수까지 긴 시간과 인내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탐사부터 개발까지 약 10년, 생산 후에도 투자비를 전액 회수하는 데까지 10∼15년 정도가 소요되는 긴 라이프사이클을 갖는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가스공사는 국내 천연가스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12개국에서 23개 해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10여 년 전에 투자한 호주 GLNG 사업이 안정적인 생산 단계에 진입하면서 가시화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GLNG 사업, 사업 개시 이래 역대 최고 3억 달러 투자비 회수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공급원을 통한 LNG 확보가 매우 중요하기에 가스공사는 비전통 가스전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2011년 호주 GLNG 프로젝트 지분 15%를 매입했다. GLNG 프로젝트는 풍부한 자원 보유국인 호주 글래드스톤에서 천연가스를 액화해 LNG를 수출하는 사업으로 가스공사는 사업 진출 4년 만인 2015년 첫 LNG 생산에 성공했다. GLNG 프로젝트는 그간 중동에 치우쳐 있던 가스공사의 LNG 수입선을 다변화해 안정적인 천연가스 도입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2016년부터는 생산되는 LNG의 절반가량인 약 300만 t을 매년 국내로 도입해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가스공사는 GLNG 사업 개시 이래 역대 최고인 3억 달러(약 4090억 원)의 투자비를 회수해 미수금 급등으로 악화된 재무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성과는 2022년 초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호주 에너지 정책이 변화함에 따라 발생한 위기를 GLNG 주주사들이 기회로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러-우 전쟁으로 인해 LNG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호주 정부는 자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 LNG 수출 제한 정책을 개정했다. 이로 인해 가스공사는 국내 도입 물량 감소와 GLNG 사업 투자비 회수에도 지장이 생길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가스공사를 비롯한 주요 주주사는 계절 차이에 따른 가스 수요 및 가격 차이를 활용한 해결 방안을 도출했고 이를 ‘Project Bloom’이라 명명했다.

호주의 동절기인 4∼10월에는 LNG 수출 물량을 감소시키고 호주 내수시장에 가스 판매를 늘려 수익률을 높이는 한편 반대로 호주의 하절기인 11∼3월에는 동절기를 맞은 북반구로 LNG 수출 물량을 증가시켜 약 3600만 달러(약 490억 원)의 시세 차익을 실현했다. 이 과정에서 가스공사는 GLNG 국내 도입의 일부 물량인 14만 t을 우리나라 동절기에 추가 배정해 고가의 현물 구매를 축소해 약 675억 원을 절감했다. 가스공사가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는 GLNG 사업의 경제성과 국내 동절기 물량의 경제적 확보 모두 놓치지 않은 것이다. 이와 같이 Project Bloom은 LNG 수출 제한 정책에 성공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 위해 장기적 시각에서 해외 자원 개발 추진

본격적인 수익 창출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가스공사의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진행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호주 GLNG사업은 3년간 지속된 홍수로 인해 종합 준공이 늦어지면서 생산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특히 2010년대 장기화된 저유가 상황으로 수익과 자산 가치가 감소하면서 많은 해외 사업이 ‘부실 투자’라는 뭇매를 맞으며 사업 매각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우리나라에 있어 해외 자원 개발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예상치 못한 수급 위기 시 국내 도입으로 에너지 안보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은 물론 해외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은 가스 요금 인하 재원으로 활용돼 국민 부담을 낮추는 완충재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러-우 전쟁, 하마스 사태 등 에너지 수급 불안이 고조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간 해외 사업에 투자했던 인내와 노고에 대한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호주 GLNG 사업과 더불어 많은 사업이 본격적인 생산 단계로 돌입함에 따라 가스공사는 향후 7∼8년 내에 투자비를 전액 회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가스공사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투자비 회수액의 일부를 전략적으로 신규 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며 해외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공기업 감동경영#공감#한국가스공사#lng#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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