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넘어 ‘세계 일류’를 향해 더 높이 도약하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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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 미래 신성장 동력 찾는 기업들
SK, 글로벌 AI 빅테크 시장 공략… 현대차, 세계 모빌리티 톱 3로 성장
LG,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강화… 롯데, 유통-에너지 등에 AI 도입
한화, 항공우주산업 선제적 투자… 두산,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집중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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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없다는 건 기업이 죽었다는 말과 같습니다.”

한 대기업 임원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지 못하고, 미래를 이끌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지 못하면 기업의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의미다.

기업들이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을 선도하던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기본이고 새로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업의 역량을 총집결하기도 한다.

SK그룹은 2012년 2월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업계를 이끌고 있다. 키옥시아 지분 투자, 인텔 낸드메모리사업부 인수 등을 통해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이뤄내면서 반도체 분야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인수를 통한 성장과 함께 혁신을 통한 도약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AI) 메모리다. SK하이닉스는 3월 초고성능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글로벌 AI 빅테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AI 수요가 늘수록 HBM의 수요도 늘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이런 흐름을 읽고 선제적인 혁신에 나섰던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뿐 아니라 전기차와 프리미엄 자동차, 수소에너지, 미래 항공 모빌리티, 로봇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톱 3 자동차 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다. 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뜻하는 ‘퀀텀점프’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올해 2월엔 미국 최대 경제 전문 방송사 CNBC는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자동차 기업이 됐을까’라는 특집 기사를 내기도 했다.

LG그룹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혁신이라는 철학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는 2018년 취임 후 첫 신년사에서 ‘LG가 더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강조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차별적 가치를 찾아내자는 말이다. LG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이 대표적인 사례다. AI, 빅데이터, 통신 등 혁신 기술을 더해 미래지향적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AI를 모든 가전에 적용하고 로봇과 XR 등 미래 신사업에 투자하면서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AI를 앞세운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AI+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롯데그룹이 하는 유통 및 상품, 디자인, 제품 개발,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1월에는 AI 플랫폼 ‘아이멤버’를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했다. 소재 사업과 바이오산업에도 AI를 도입해 제품 개발 및 품질 개선 등에 활용하고 있다. AI 도입이 기존 기업의 사업성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한화그룹은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우주 사업에 선제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부터 관측·통신 위성, 탐사 등 전반을 다루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회사다. 한화그룹은 방산 및 항공 제조, 신재생에너지 등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채택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차원이 다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의미다.

두산그룹은 성장 가능성이 큰 차세대 에너지 사업과 미래 기술을 적용한 기계·자동화 사업, 반도체와 첨단소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 수소 가스터빈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대형 가스터빈은 세계에서 5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성과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꾸준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끊임없는 변화야말로 혁신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지속 성장의 핵심은 ‘혁신’임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살아남기 위한, 성장하기 위한 기업들의 혁신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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