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낸드 부문도 봄 기지개… “1분기 700억 흑자 전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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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바람 타고 가격 빠르게 상승
SK하이닉스도 2분기 흑자낼듯

1분기(1∼3월) 삼성전자가 5개 분기 만에 반도체 부문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그동안 D램과 달리 회복세가 더딘 낸드 플래시(NAND)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D램은 이미 지난해 4분기(10∼12월)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낸드는 적자를 지속하며 반도체 전체 사업 실적의 발목을 잡아왔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잇따라 1분기 낸드 실적 추정치를 변경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기존에 삼성전자가 1분기 낸드 부문에서 1조1000억 원의 적자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약 700억 원 흑자 전환으로 전망치를 조정했다. IBK투자증권도 628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가 이번 실적 발표 이후 1730억 원 영업이익으로 바꿨다.

삼성전자의 1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도 낸드 사업부의 기대 이상의 실적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5일 잠정집계해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은 6조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1.3% 늘었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5조4000억 원을 크게 웃돈 규모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낸드 가격이 바닥을 치며 재무상 재고자산평가손실로 잡아왔는데, 예상보다 가격이 빠르게 회복되며 이를 다시 조정(손실 충당금 환입)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도 늦어도 2분기(4∼6월)부터는 낸드에서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분기 낸드 적자를 예상했던 한국투자증권도 흑자 전환으로 전망을 바꾸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갑작스럽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SSD는 대표적인 낸드 기반의 저장장치다.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고용량 제품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아 인공지능(AI) 서버용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다만 아직 PC나 스마트폰 등 낸드 전반의 수요가 좋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기업용 SSD 수요 증가는 특히 이 분야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트너 등에 따르면 전체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2022년 기준 각각 34.5%, 8.4%이며 기업용 SSD 시장에서는 각각 43.2%, 8.7%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 범용 제품인 128Gb의 3월 말 가격(4.90달러)은 바닥을 찍었던 지난해 9월 말(3.82달러) 대비 28.3% 뛰었다. 같은 기간 D램 PC향 범용 제품인 8Gb 가격은 1.30달러에서 1.80달러로 38.5% 상승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낸드#sk하이닉스#흑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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