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경제 쏠림, 2015년 이후 심화… 반도체 업고 성장기여율 51%→70%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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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道지역 소득격차 줄어
소비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져

한국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이 2015년 이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 주요 성장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전국 경제성장률(GDP)에 대한 수도권의 기여율이 70%를 넘었다. 청년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소비 성향마저 위축되고 있는 비수도권 지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2015년 이후(2015∼2022년) 성장률은 2001∼2014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반면에 비수도권 다수 지역의 성장률은 3%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그 결과 수도권의 전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율은 2001∼2014년 51.6%에서 2015∼2022년 70.1%로 2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2015년은 전국 생산 중 수도권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은 시점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성장률 격차는 주력 제조업 성과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의 경우 생산성이 높은 반도체 등 첨단 전자부품 산업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수도권 내 반도체 등 전자부품 산업 비중은 30.9%로 해당 산업의 생산은 2015년 이후 연평균 11.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수도권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화학제품, 철강 등의 연평균 생산 증가율은 각각 0.9%, 1.6%, ―1.3%로 부진했다.

대도시(광역시 이상)와 도(道)지역 간 개인소득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소비 격차는 오히려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소득 격차 축소는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도지역의 소득증가율이 2015년 이후 대도시에 비해 덜 둔화된 영향이다. 다만 청년인구가 대도시로 이동하면서 고령화가 가속화된 데다 소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도지역의 평균소비 성향은 대도시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은은 향후 비수도권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방면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예림 한은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 과장은 “지역 특성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한국 경제력#수도권 집중#반도체#대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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