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경쟁 뒤처져” “돈벌이 치중”… 코너 몰린 빅테크 CEO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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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I ‘제미나이’, 오류로 중단
피차이 책임론… 사임 요구 커져
머스크 “상업이익 우선, 계약 위반”
공동 창업 오픈AI-올트먼에 소송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경쟁이 심화하면서 각 기업 안팎에서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치열해지고 있다. AI 경쟁에서 다소 뒤처진 구글은 화살이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로 향하고 있다. 오픈AI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부터 소송을 당하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최근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기능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피차이 CEO에 대한 사임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제미나이가 미국 건국자 등 역사적 인물을 유색인종으로 잘못 생성하는 등 오류가 발견되자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추가한 지 20일 만에 해당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당시 피차이 CEO가 “(오류는)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리가 잘못한 것”이라며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EO 책임론이 부상한 것은 구글이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1년여 전에도 구글은 AI를 탑재한 검색 엔진 ‘바드’를 출시하고 기능을 시연했을 때 오답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구글 주가는 하루 만에 9% 폭락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제미나이 오류 발견 영향으로 지난달 26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4.5% 하락해 50여 일 만에 종가가 14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오픈AI는 생성형 AI 경쟁에서 앞서 가고 있지만 회사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놓고 지난해부터 홍역을 치르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오픈AI와 샘 올트먼 CEO를 상대로 AI 개발에 공익보다 상업적 이익을 우선시해 계약을 위반했다며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 올트먼 CEO와 오픈AI를 설립한 머스크 CEO는 2018년 의견 차 등으로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머스크 CEO는 소장에서 “이날까지도 오픈AI의 웹사이트는 AGI(범용인공지능)가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보장하는 것이 이 회사의 사명이라고 계속 공언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오픈AI는 폐쇄형 소스로, 세계 최대 기술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실상 자회사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오픈AI는 AI 안전성과 기술 개발 속도, 사업화 등에서 올트먼 CEO와 이사회 간 이견으로 내홍을 빚은 바 있다. 당시 올트먼 CEO는 오픈AI 이사회에 의해 축출됐다가 닷새 만에 CEO 자리로 복귀했다.

한편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으로 거론되는 애플은 10년간 수조 원을 쏟아부으며 공들여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AI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AI와 관련해 이렇다 할 기술이나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던 가운데 더 이상 뒤처지면 안 된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팀 쿡 CEO는 지난달 말 온라인으로 진행된 연례 주주총회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미래를 재정의할 수 있는 생성형 AI에서 우리가 새로운 길을 개척할 방법을 여러분과 공유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ai#빅테크#구글#제미나이#일론 머스크#오픈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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