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적립금 17.7조로 1년새 58%↓…하루 이자만 74억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28일 1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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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평균 적립금 47조원서 '뚝'
누적적자 46.9조·부채 201.3조

한국전력공사 적자가 급증하면서 올해 적립금은 17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8% 급감했다. 부채도 200조원을 넘어서면서 하루 평균 이자비용이 74억원대로 5년 만에 약 3.8배 증가했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전력에서 받은 ‘한전채 발행 상세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전 적립금은 지난해 42조7000억원에서 올해 17조7000억원으로 급감했다.

한전채 발행은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한전 자본금이 3조2000억원으로 변동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역추산한 값이다. 한전채 발행한도는 기말결산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결정되며, 당해연도 한도는 전년 결산기준으로 산출된다.

의원실에서 한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부터 5년 간 한전 적립금은 평균 47조원대를 유지했다. 구체적으로 2018년 50조8000억원, 2019년 49조7000억원, 2020년 47조1000억원, 2021년 48조2000억원, 2022년 42조7000억원 순이다. 하지만 지난해 적자가 급증하면서 적립금이 약 2.4배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말 한전공사법을 개정해 한전채 발행 한도를 늘렸다. 개정법에 따르면 오는 2027년 12월말까지 한시적으로 공사의 사채 발행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5배로 확대하고, 경영위기 상황 해소를 위해 긴급하게 필요한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승인을 받아 6배 범위 내에서 발행할 수 있게 했다.

한전채 발행 한도가 기존 2배에서 5배로 늘어났지만 발행한도는 91조8000억원에서 104조5000억원으로 12조7000억원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적립금이 1년 사이 42조70000억원에서 17조7000억원으로 급감한 탓이다. 지난 2분기 기준 시중에 존재하는 한전채는 69조5000억원 규모다.

한전은 지난 한해에만 32조원이 넘는 적자가 났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약 32조6500억원의 영업손실이 집계됐으며, 올해 2분기에도 8조4500억원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에 따른 누적 적자액은 2분기말 기준 46조9516억원으로 불어났다.

계속된 적자로 한전 부채액은 200조원을 넘어섰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2021년 말 145조원 규모에서 1년 반 만에 38.1% 증가한 3500억원으로 불어나며 201조3500억원이 됐다.

이에 따라 하루 평균 이자비용은 지난 2018년 19억40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74억5000만원으로 약 3.8배 증가했다.

지난해 말 통과한 ‘한전공사법 개정안’에 따라 산업부는 국회에 ‘한전 경영정상화 방안’과 함께 올해 전기요금 조정안을 보고했다. 하지만 적립금 급감과 이자 증가 등이 위험한 수준이란 우려가 나온다.

양이원영 의원은 “적립금이 줄어들면 한전채 발행 한도 역시 줄어들면서 빚으로 돌려막기 마저 힘들어질 수 있다. 이대로 한전은 파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막대한 부채 때문에 매일 이자를 74억5000만원씩 내는 것이야 말로 미래세대의 착취이자 책임 전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한전의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등을 위한 에너지효율 개선사업, 에너지바우처 지원 확대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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