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위기-美 강달러 ‘이중악재’… 코스피 6일 연속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9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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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수출 이달들어 25.9% 급감
원-달러 환율은 60원 이상 치솟아
전문가 “금융불안 선제적 관리 필요”

중국 부동산 위기와 미국 고금리 장기화라는 주요 2개국(G2)발 이중 악재가 한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대중(對中) 수출 감소로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데다 미국 긴축 기조가 환율 상승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8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면서 원-달러 환율도 이달 들어서만 60원 이상 급등했다. 최근 국내 기업 주가와 원화 가치의 급락은 미국의 긴축 장기화 전망으로 달러화 가치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는 데다, 중국의 부동산발 경제위기가 한국 수출 등 실물경제에 즉각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대중 수출은 25.9% 급감했다. 대중 수출은 지난달까지 14개월째 마이너스다.

앞서 정부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영향으로 올 하반기(7∼12월)부터는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중국발 위기로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침체, 하반기 회복)’ 달성이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출 감소는 경제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경기 침체 여파 등을 감안해 올해 한국 성장률을 1.5%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월 2.9% 전망 이후 5차례 연속 내렸다. 내년 성장 전망도 어둡다.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8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평균 1.9%로 예측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국 경제가 잠재 성장률에 못 미치는 1%대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본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한국이 금리 인하와 같은 경기 부양책을 펴기 힘든 상황이 됐다는 점이다. 기준금리를 내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 외국인투자가 이탈로 가뜩이나 높은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는 2.0%포인트로 역대 최대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 침체로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위기에 처했지만 금리를 내릴 수 없는 딜레마 상황”이라며 “이런 점이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성장률 전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G2발 이중 악재에 맞서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고, 고금리 국면에서 가계부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금융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위험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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