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日시장서도 통한다” K패션 도쿄 매장 북적, 매출 쑥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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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신생 브랜드 행사 큰 인기
로고플레이, 韓 기념품으로 여겨져
온라인 플랫폼 통한 역직구도 확산
“패션 선진국서 선전, 유의미한 일”

최근 한국 패션업계의 일본 공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무신사가 4월 도쿄 하라주쿠에서 마련한 팝업스토어는 열흘간 3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왼쪽 사진).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마하그리드(오른쪽 사진)와 마르디메크르디 등의 브랜드도 일본에서 큰 인기다.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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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패션업계의 일본 공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무신사가 4월 도쿄 하라주쿠에서 마련한 팝업스토어는 열흘간 3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왼쪽 사진).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마하그리드(오른쪽 사진)와 마르디메크르디 등의 브랜드도 일본에서 큰 인기다. 각 사 제공
올해 4월 7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서 열린 ‘무신사 팝업스토어’. 일본 패션의 중심지로 꼽히는 이곳에서 ‘아모멘트’와 ‘떠그클럽’, ‘2000아카이브스’ 등 국내 컨템퍼러리 브랜드를 선보였다. 10일간 열린 행사에 3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 무신사 관계자는 “방문객의 90% 이상이 일본인으로 K컬처와 K패션을 즐기려는 이들이었다”며 “한정 판매 제품 일부는 품절됐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 패션업계의 일본 시장 공략이 이어지고 있다. 엔데믹 직후 야외 활동이 많아지며 반짝 성장했다가 다시 정체기에 돌입한 한국 패션산업이 한국 시장의 2배 이상인 100조 원에 이르는 일본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10년 전만 해도 패션산업이 한국보다 발전됐다고 평가받았던 일본에서 K패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1일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기준 여성 가방 브랜드 ‘스탠드오일’과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마하그리드’의 올해 4월 월간 거래액은 올해 1월 대비 각각 6배와 16배 증가했다. 꽃 패턴으로 유명한 여성복 브랜드 ‘마르디메크르디’도 무신사 저팬을 통해 2021년 일본에 진출해 1년 만에 매출 30억 원을 달성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해 마르디메크르디는 일본 내 매출이 1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브랜드 로고나 문양을 내세운 로고플레이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국 로고플레이 브랜드는 한국을 상징하는 기념품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했다.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사는 ‘역직구’도 확산되고 있다. 직접 진출하지 않아도 상품을 일본에 배송해 현지 소비자들을 파고드는 것이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지난해 9월 일본 등에 ‘지그재그 글로벌’을 설립했다. 입점 브랜드가 상품 정보를 등록하고 국내 물류센터로 상품을 보내면, 지그재그가 상품 정보를 일본어로 전환해서 해외 배송을 해주는 식이다. 에이블리도 지난해 11월 일본 MZ세대 여성을 겨냥한 기존 플랫폼 파스텔을 ‘아무드’로 리뉴얼해서 약 200만 개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패션업계가 100조 원에 달하는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린 데는 최근 성장 정체기를 돌파하기 위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에 위축됐던 패션업계가 엔데믹 후 잠시 반등했지만 해외여행 재개와 고물가 등으로 다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거래액이 1조 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4.5% 줄었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는 영업손실이 각각 518억 원, 7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7%, 7.1% 늘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국 여행 코스를 소개하는 일본 현지 커뮤니티에서 신진 패션 브랜드를 파는 편집숍 등을 소개하는 글이 인기”라며 “글로벌 하이패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유의미한 시장인 일본에서 한국 패션업계가 선전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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