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크레이머 “저출산 해결하려면 이민 허용되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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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아이들을 돌보는 분야에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적용해볼 만하다.”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2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제56차 연차총회 ‘한국 세미나의 날’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크레이머 교수는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의 기조 대담 등에서 저출산 해법으로 저비용, 고품질의 양육 프로그램 제공을 제시하는 한편 “육아 복지를 개선하는 등 여러 정책이 필요하겠지만 이미 많은 나라가 채택한 게 이민정책”이라고 답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저출산과 낮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는 한국이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던 시기와 다른 상황”이라며 “출산율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고령 인구 대비 경제활동인구가 줄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개발경제학 이론인 ‘오링(O-ring) 이론’으로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오링 이론은 1986년 미국이 우주발사체 챌린저호를 발사할 당시 아주 작은 고무 링 하나의 결함으로 우주선이 폭발한 데서 따온 명칭으로, 첨단 기술일수록 작은 결함 하나가 전체의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오링 이론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이 성장하기 위해서도 사회 전반에 고숙련·고학력 노동자가 양성돼야 한다. 크레이머 교수는 개발도상국의 성공모델로 한국을 꼽으며 “한국의 성공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적 자본에 대한 성공적 투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인적 자본의 질은 양으로 대체될 수 없다. 제조업이 아무리 발달해도 회계가 잘 작동하지 않으면 회사가 부도날 수 있는 것처럼 개발도상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도=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송도=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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