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총재 “부동산 불패, 계속될지 다시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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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7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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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부동산 대미불사, 부동산 투자가 꼭 성공한다는 생각에 잡혀있는데 고령화 등을 생각하면 미래에도 계속될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자녀가 집값의 절반을 빚을 내 서울에 집을 사려 한다면 어떻게 조언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자율 등 생각할 때 젊은이들이 자기 능력에 맞춰 고민하고, 더 신중하게 자산을 운용하라고 권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집값이 평균 약 40% 올랐는데 작년 한 해 19~20% 떨어졌다”며 “올해도 고금리와 부동산 가격 조정 국면 등으로 빠르게 하락해 금융안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1~2월 떨어지는 속도가 완화돼 연착륙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소비자 물가상승률과 관련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낮아졌는데, 3월의 경우 4.5% 이하로 떨어지고 연말 3%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1년 만에 동결한 결정과 관련해 “경기보다 물가를 우선하고 금융안정을 우선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이 연말까지 3%대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 다음에 물가상승률이 장기목표치인 2%대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면 그때 금리인하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은행 과점 체제 개선’과 관련해 지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그는 “은행은 면허를 받는 산업이기 때문에 과점 체제 부작용을 막는 것은 당연하고, 정부가 개입해 예대금리차 정보를 공개하며 이윤을 성과급보다는 금융안정에 출자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민간 중심의 은행 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현재 변동금리 중심의 은행 금리 체계에 대해 “예대마진, 이자율 등에 많은 비판이 있는데, 국내 은행 대출의 대부분이 변동금리라서 다른 나라보다 이 문제가 더 두드러지는 것”이라며 “20∼30년짜리 부동산 대출을 고정금리로 내주려면 은행들이 자기 위험 관리를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국채 20∼30년짜리 선물 시장 등이 없어 은행이 헷지(위험 분산)할 방법이 없다. 구조 개선에 한은뿐 아니라 정부도 더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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