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90% “올해 집값 하락…반등은 2024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5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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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모산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의 모습. 2022.11.28/뉴스1 ⓒ News1
서울 강남구 대모산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의 모습. 2022.11.28/뉴스1 ⓒ News1
현장 공인중개업소와 부동산 전문가, 은행 프라이빗뱅커(PB) 10명 중 9명 이상은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중 2명 중 1명은 집값이 다시 반등하는 시점을 2024년으로 꼽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5일 발표한 ‘2023 KB 부동산 보고서’에서 올해 주택 매매가격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시장 전문가 95%, 전국 공인중개업소 96%, 프라이빗뱅커(PB) 92%가 올해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집단별로 전국 공인중개사무소의 절반가량(46%)은 올해 주택가격이 지난해 대비 5% 이상 하락한다고 봤다. PB의 45%는 1~3%, 시장 전문가의 34%는 3~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올해 4.1%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해 1.8% 떨어졌다. 연간 주택매매 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연구소 측은 “금리 인상으로 금융 부담이 커져 올해도 매수세가 쉽게 붙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높고, 수도권은 높은 주택 가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는 전문가들은 재건축(21%)과 아파트 분양(21%), 공인중개사는 신축 아파트(16%)·재건축(15%), PB는 재건축(22%), 신축 아파트(21%) 등을 선호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지역으로 대구와 인천을 꼽았다. 대구는 2021년 하반기부터 주택가격 하락과 함께 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침체가 우려되는 지역 1순위로 지목됐다. 올해 1월 대구 주택 미분양 물량은 1만3565채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전국 미분양 주택(7만5359채) 약 5채 중 1채가 대구에서 나온 셈이다.

인천은 최근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며 올해 침체가 우려되는 지역 2순위로 지목됐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SK뷰는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8일 6억80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11억 원) 대비 4억2000만 원 하락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연말부터 계속 하락해 4억 원 정도 빠졌다”며 “주로 다주택자들이 세금 문제로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집값이 반등하는 시점은 중개업자의 53%, 전문가의 45%, PB의 47%가 2024년을 꼽았다. 이들은 얼어붙은 주택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추가 완화 △생애최초 주택 구입 지원 확대 △주택담보 대출 정책 지원 확대 △서울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등 규제지역 추가 해제 등이 건축·재개발 추가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KB경영연구소는 주택가격 조정 국면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경착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2019년 주택가격 급등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강화되며 위험한 가구가 적다는 것. 지난해 1분기(1~3월) 기준 국내 가구의 LTV 평균은 38.8%다. 은행권의 경우 LTV 40% 이하인 가구가 58.4%로 절반 이상이고 70%를 넘는 가구는 1% 수준이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일부 주요 아파트의 가격 급락, 주택시장 내 하방 경직성, 안정적인 가계 대출 구조 등을 감안할 때 전체 주택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기자 firefly@donga.com
송진호기자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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