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품은 엄마가, 샘플은 내가” MZ도 찾는 ‘화장품 방판’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11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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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양가 어머님 선물 드리려고 구입했어요. 화장품 구입 전 피부 고민 상담을 받을 수 있었고, 본품만큼의 샘플을 주셔서 이건 제가 사용하려고 합니다. 고급스러운 포장도 너무 좋네요.”

11일 업계에 따르면 설 명절을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화장품 방문판매(방판) 구입 후기글과, 카운셀러(판매원)를 찾는 문의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 상황에 맞는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방판은 1980~1990년대 절대적인 화장품 유통 채널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00년대 초 중저가 로드숍과 이커머스가 등장하면서 한켠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방판은 고객과의 소통을 기반으로한 신뢰와 편리함 때문에 명맥을 유지해왔다.

여기에 최근 온라인이 발달하면서 2030 MZ세대 젊은층도 신규 수요로 편입되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카운셀러들이 고객과 소통하는 수단이 진화하면서 젊은층과도 접점이 생겼기 때문이다.

카운셀러가 대리점을 통해 상품을 구매해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형태는 과거와 동일하나, 인스타그램·블로그·카페·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SNS) 등을 이용한 홍보를 통해 모객 범위가 확대됐다.

또 브랜드 전용 앱을 통해서 제품 소개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고객의 집을 방문하는 대신, 회사 근처로 찾아가 제품을 테스트하고 샘플링을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명절처럼 특별한 선물이 필요한 때에 방판이 주요한 구입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본품 용량에 맞먹는 샘플과 섬세한 포장 때문이다.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채널에서는 포장은 가능하나 샘플이 제한적이고, 이커머스에서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지만 포장은 불가하다. 이 둘의 장점을 섞어 놓은 것이 방판이다.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카운셀러가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스스로 마진율과 마케팅 방법 등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대리점은 회사로부터 화장품을 정가의 60%에 구입하고, 카운셀러에 10%의 마진을 붙여 판매한다. 샘플 등은 카운셀러가 별도로 구입해 고객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특히 1990년대 방판으로 사세를 확장했던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방판은 여전히 중요한 채널로 인식한다. 방판 매출은 전체 매출의 10% 가량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사내 방판 관련 조직의 이름을 ‘뉴커머스 디비전’으로 변경했다. 기존 대면 방식에 디지털 요소를 도입한 새로운 형태의 방판을 고민하고 있다.

2002년 4월 방판을 시작한 LG생활건강의 경우도 지역별로 방판영업팀을 두고 방판사업을 진행 중이다. 카운셀러 전용 앱을 개발하고,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탈로그와 이미지 등을 제공한다.

알로에 화장품·건강기능식품 전문 기업 유니베라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비대면으로 판매사원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방판채널을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채널’로 보고 있다”며 “상품 뿐 만 아니라 사람 사이의 정이 오가는 채널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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