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2위-4위 美日 합병설…1위 삼성전자와 ‘양강구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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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9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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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2021.6.15/뉴스1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2021.6.15/뉴스1
=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낸드플래시 세계 2위와 세계 4위 기업의 합병설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합병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와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는 합병이 현재 과열된 낸드플래시 산업의 경쟁 강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낸드플래시 업체인 웨스턴디지털(WD)는 일본의 키옥시아와 합병을 위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이 합병을 논의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침체를 겪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시장에서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31.4%)였으며 2위는 키옥시아(20.6%), 3위는 SK하이닉스(18.5%), 4위는 웨스턴디지털(12.6%)이다. 2위와 4위인 두 기업의 합산 점유율은 33.2%로 삼성전자에 소폭 앞선 1위로 올라서며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점유율을 기반으로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면 원자재 확보는 물론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이미 합작법인(JV) 형태로 공장을 운영을 하고 있어 시너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도 낸드플래시 가격의 추가 하락이 예상돼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않는다면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아직 합병 논의가 초기 단계인 만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어서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2021년에도 키옥시아와 합병 협상을 진행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합의한다 해도 낸드플래시는 사실상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점에서 각국 경쟁 당국의 심사에서 허가가 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일본 정부의 경우 자국에서 유일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가 미국에 넘어가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최근 ‘CES 2023’에서 “일본 정부가 친미국적이긴 하지만 두 회사의 합병을 쉽게 허용해주진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반도체 갈등을 벌이고 있는 중국 당국의 허가도 관건이다. 미국의 반도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는 지난 2021년 일본 반도체 기업 고쿠사이일렉트릭과의 합병을 추진하다 포기했는데, 중국 당국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중국으로부터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승인받는 데 1년 이상 지연된 SK하이닉스 사례도 있다.

일부에선 두 회사의 통합이 오히려 업황 부진 탈출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은 6개 업체의 점유율 확대 경쟁이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업황이 더욱 나빠지는 상황이다. 업체간 통합이 이뤄질 경우 시장 참여자가 줄어들어 전체 산업의 경쟁 완화와 낸드플래시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메모리 반도체 산업 역사상 업체 간 통합은 실적에 늘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업체 간 통합은 낸드플래시 산업의 경쟁 강도 완화로 이어져 향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점유율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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