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 환영’ 동남아 방침에…“입국규제, 동남아로 번질라” 항공사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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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8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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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및 홍콩·마카오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Q-CODE·큐코드) 의무 등록 시행 첫날인 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공항 관계자가 큐코드를 확인하고 있다. 공동취재
중국 및 홍콩·마카오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Q-CODE·큐코드) 의무 등록 시행 첫날인 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공항 관계자가 큐코드를 확인하고 있다. 공동취재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세계 각국의 입국 규제 조치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차별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국내 항공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에 대한 핀셋 규제를 하지 않음으로써 동남아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 동남아발 입국자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국규제가 덩달아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내 항공사들의 알짜 노선인 동남아 노선 여객에는 큰 타격이 생긴다.

8일 외신에 따르면 태국 부총리 겸 보건부 장관 아누틴 찬비라쿨은 5일(현지시간) “태국에서의 새로운 코로나19 관련 조치는 중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의 여행자들도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뿐이 아니다.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도 4일 “우리는 (입국)심사를 강화할 것이지만 어느 나라도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산디아가 우노 관광창조경제부도 같은날 “중국 관광객들을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신중하면서도 공개적으로 중국 관광객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남아 국가들의 이같은 방침은 국가의 주요 산업인 관광산업에서 중국 여행객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태국 방문객의 4분의 1 이상인 1100만명은 중국 여행객들이었다. 같은해 말레이시아 전체 입국자 2610만명 중 중국인 관광객은 약 310만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인도네시아에도 2019년에만 207만명의 중국 여행객들이 방문했다.

동남아 국가들의 이같은 ‘중국 관광객 환영’은 전세계 흐름과는 다르다. 중국이 최근 그동안 유지해오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전 세계 각국은 중국발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해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또는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7일부터 중국 특별행정구역인 홍콩과 마카오발 입국자도 중국발 입국자와 동일하게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이 의무화된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들이 방역복을 여미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중국과 인접한 국가인 홍콩·마카오 출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이 의무화된다. 2023.1.5/뉴스1 ⓒ News1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이 의무화된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들이 방역복을 여미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중국과 인접한 국가인 홍콩·마카오 출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이 의무화된다. 2023.1.5/뉴스1 ⓒ News1
중국인의 입국 규제에 차별을 두지 않겠다는 동남아 국가들의 방침에 국내 항공사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우선 동남아 여행 수요가 당장 줄어들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무엇보다 중국인 입국자에 대한 상대적으로 느슨한 입국 방역 규제로 동남아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할 경우 국내 입국 방역규제가 중국발 여행객들과 더불어 동남아발 여행객들로 확대될 것에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현재 국제선 여객 수요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동남아 여행 수요 자체가 급감할 수 있다.

특히 동남아 노선이 전체 여객 사업 매출 중 국내선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타격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동남아 노선 매출은 전체 여객 사업 매출의 약 26%를 차지해 국내선 매출 다음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동남아 노선이 전체 여객 사업 매출의 36%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 LCC 관계자는 “동남아발 입국자들도 입국 규제 대상이 된다면 (LCC 입장에서는) 2020년으로 다시 돌아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오미크론 이상급의 파괴력이 없다면 현상 유지가 되겠지만, 갑자기 변종이 출연해 제어불가능한 상태가 되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다시 가동되는 것이라, 중국 및 동남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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