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기후문제 해결사’로… 폐그물 수거, 재활용 아기용품 제공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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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성장 ‘K-넷 포지티브’]
‘넷 포지티브’ 활동 59%, 환경문제 집중
사망률 낮추는 조리기구 보급하고
도서관 건립 등 아동-교육에도 관심

현대자동차 유럽법인은 2021년 해양 환경보호 단체 ‘헬시 시스’와 함께 해양 생태계 복원에 나섰다. 72명의 다이버가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네덜란드 등 유럽 내 7개국을 돌며 현대차가 제공한 크레인 등 중장비를 이용해 78t의 폐그물을 수거했다. 수거된 폐그물로 만든 나일론 섬유 에코닐은 ‘아이오닉 5’의 플로어 매트 소재로 활용됐다.

삼성SDI 헝가리법인은 2021년 헝가리 페슈트주 괴드에서 ‘삼성SDI 신생아 프로그램(newborn baby program)’을 시작했다. 임직원들과 지역의 현지인 어머니들이 합심해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 기저귀 등 일회용이 아닌 재활용 가능 아기용품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연간 180여 가족에게 아기 용품이 전달됐다.

기업이 사회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넷 포지티브’ 경영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른바 ‘K-넷 포지티브’를 통해 지구 환경이나 인류 전체가 직면한 문제 해결에 기여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미래 시장과 소비자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본보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의뢰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활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들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로 나타났다.

1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자산총액 10대 그룹 중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보고서를 발간한 계열사는 83곳이었다. 이들의 글로벌 사회·문화·환경 활동 중 단순 봉사나 미시행 계획을 제외한 34건을 분석했다.

카테고리별로 분석하면 재생 및 수소에너지 전환(11건), 저탄소 기여(7건), 순환경제(1건), 생물다양성 보존(1건) 등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문제 해결이 20건(58.8%)이었다. 사회 문제 해결 14건(41.2%) 중에는 아동·교육과 인권·다양성 분야가 각각 5건, 주거 문제 해결과 해외 협력사 지원이 2건씩이었다.

기업들이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기후변화가 세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해외법인이나 운송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글로벌 각 지역사회의 탄소중립까지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GS칼텍스 등이 동남아시아 저개발 국가에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조리기구 ‘쿡스토브’를 적극 보급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주민들이 전통 화로를 쓸 때보다 땔감이 70% 이상 덜 들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쿡스토브 1대당 연간 1.3∼2t 줄어든다. 실내 공기오염으로 인한 여성이나 아동들의 사망률도 줄인다.

김상용 고려대 경영학 교수는 “기업이 궁극적으로 밸류체인 안에 들어와 있는 모든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이로운 일을 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동·교육이나 인권·다양성 문제를 타깃으로 삼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2년 인도를 시작으로 이라크, 볼리비아, 베트남 등 총 10개국에 21개의 도서관을 지었다. 교육의 혜택이 잘 닿지 않는 오지 주민을 위한 활동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 교수는 “정보 공유 속도가 빨라지며 기업의 선한 활동이나 윤리적 경영이 해외 각국의 소비자들에게 빨리 퍼지고 있다. 이런 점도 넷 포지티브 실천이 활발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기업들#기후문제 해결사#넷 포지티브#환경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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