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보도블록 깐 구글코리아 새 사무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누구나 안전하게 ‘유니버설 디자인’
기둥-책상-의자 모서리는 둥글게

구글코리아는 27일 휠체어를 탄 직원도 쉽게 이동하고 근무할 수 있도록 설계한 새 사무공간을 공개했다. 구글코리아 제공
구글코리아는 27일 휠체어를 탄 직원도 쉽게 이동하고 근무할 수 있도록 설계한 새 사무공간을 공개했다. 구글코리아 제공
구글코리아는 27일 성, 나이, 장애 유무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 원칙을 적용한 서울 강남구 사무실을 공개했다.

새로 설계한 사무실은 990m² 규모로, 구글코리아가 이번에 새로 임차해 내부 구조부터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바꿨다. 구글코리아는 사무실 복도의 폭을 1.8m로 설계했다. 바닥엔 노란색 점자 보도블록도 설치했다. 사무실 내부에서 휠체어로 이동하는 직원도 불편하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다.

업무용 책상도 같은 폭으로 설계해 배치했다. 기존 1.2∼1.6m 너비의 책상보다 공간 여유가 있어 휠체어를 탄 직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모든 회의실은 자동문이나 밀어서 열 수 있는 형태로 설계해 휠체어도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전신 마비 사고를 겪은 한 유튜버는 이날 사무실을 찾아 “휠체어를 타고 매의 눈으로 둘러봤는데 방향 전환을 위해 360도 회전할 때도 문제없을 정도로 잘 설계한 사무실”이라고 말했다.

기둥과 업무용 책상, 의자 모서리는 둥글게 다듬었다. 장애가 있는 직원들이 사무실 내부에서 이동하다가 다칠 가능성을 우려해 뾰족한 모서리를 없앤 것이다.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무실 천장은 소음을 흡수할 수 있는 소재의 천으로 장식했다.

구글코리아는 회의실 등 새 사무실의 모든 공간에 안내 문구와 점자를 함께 설치했다. 실제 구글코리아에선 올해 1월부터 시각장애인 개발자 서인호 씨가 근무하고 있다. 서 씨는 “처음엔 동료 자리를 찾아가는 것도 어려웠는데 이제는 직원 이름을 점자로 설치해 불편함이 사라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소아마비를 앓은 뒤 휠체어를 이용한 로널드 메이스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가 1997년 제창한 건축설계 원칙이다. 신체적인 차이나 인종, 언어 등이 달라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민혜경 구글코리아 인사총괄은 “현재는 일부 사무실에만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상황”이라며 “점진적으로 모든 사무공간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점자 보도블록#구글코리아#유니버설 디자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