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통제’ 반도체주 급락…나스닥 2년 만에 최저[딥다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1일 0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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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실적 시즌에 나쁜 뉴스가 겹쳤습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하락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 -0.32%, S&P500 -0.75%, 나스닥지수 -1.04%. 나스닥(1만542.10)은 2020년 7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저점.

이날 우수수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한 건 반도체 관련주입니다. 지난주 7일 AMD가 발표한 3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 수준이었는데요. 다른 부문도 기대치에 못 미쳤지만 특히 PC 쪽 매출이 급감한 겁니다(매출 전년 동기 대비 -40%). PC 수요가 줄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시장엔 ‘AMD마저 어닝쇼크라니. 정말 반도체 겨울이 오나’라는 불길한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7일 발표된 미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초강력 반도체 수출 규제까지 겹쳤는데요. 인공지능(AI)와 슈퍼컴퓨터에 들어가는 첨단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고, 반도체 제조장비도 사실상 수출을 금지했죠.

싸움이 더 커졌다. 게티이미지
싸움이 더 커졌다. 게티이미지
이 조치에 패닉에 빠진 건 물론 중국 반도체 업계. 10일 주가를 보면 홍콩에 상장된 중국 반도체주 주가는 일제히 추락했는데요. SMIC와 화훙반도체(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1, 2위 업체)는 각각 -3.95%, -9.4%를 기록했죠. 상하이 푸단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하락률은 -20.18%에 달했고요. ‘SMIC의 경우 이번 조치로 2023년의 성장속도가 예상보다 50% 느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블룸버그).

미국 반도체 기업도 큰일난 건 마찬가지. 최종 사용자를 기준으로 하면 중국은 반도체 시장 수요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하필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어 재고가 쌓이고 있는 불황기에 큰 고객마저 잃게 생긴 겁니다.

10일 뉴욕증시에선 특히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 주가가 크게 떨어졌는데요.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는 -4.1%, 웨이퍼 제조장비를 만드는 램리서치는 -6.4%, 반도체 수율 관리 시스템을 공급하는 KLA은 -4.7%를 기록했죠.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기업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받을 겁니다. 반도체 업계 ‘슈퍼 을’인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주가는 이날 네덜란드 증시에서 3.26% 하락했습니다. 그동안 ASML은 중국에 신형인 극자외선(EUV) 장비는 판매하지 않았지만 구형인 심자외선(DUV)는 판매해왔는데요. 씨티그룹은 이번 미국 상무부의 제한 조치로 ASML이 DUV기술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게 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번 규제는) 중국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의 비즈니스 기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씨티그룹 로라 첸 애널리스트)이라고 하는군요.

더 걱정되는 건 두 나라의 반도체 싸움이 진정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고, 오히려 더 번질 수 있다는 점인데요.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스테이시 래스곤 “중국이 이에 대한 대응으로 뭘 할지 알 수 없다. (중국의) 보복 가능성이 위험 요인”이라고 말합니다. By. 딥다이브
*이 기사는 11일 발행되는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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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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