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가 누른 기대 심리…구축 매력 ‘뚝’ 신축 선호 ‘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8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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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문재인 정부 들어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면서 3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보다 신축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새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향후 구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다시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활용해 신축·구축 아파트 선호현상을 시점별, 지역별로 비교한 결과 올해 서울 입주 5년 미만 신축아파트 매매가격이 일반아파트(입주 5년 이상~29년 미만) 매매가격보다 38%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입주 30년 이상 구축 아파트의 올해 매매가격은 일반 아파트에 비해 4%밖에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구축아파트 매매가격은 일반아파트에 비해 18% 높았지만, 2018년 6%, 2019년 4%, 2020년 1%, 2021 7%로 감소했다.

직방 관계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안전진단 강화 등 현 정부의 규제 강화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2011년 1월1일부터 올해 4월4일까지 신고된 아파트 매매와 전세 거래 1035만3156건을 분석해 입주 연한에 따른 가격 차이를 분석했다.

지역별로 신축 선호 현상은 지방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북, 울산, 대전의 올해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반 아파트 보다 60% 높게 형성됐다. 구축아파트는 경기와 전북, 부산 등을 제외한 11새 시도에서 일반아파트 매매가격보다 낮았다. 매매시장뿐만 아니라 전세시장에서도 신축은 강세를 보였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축 전셋값은 일반아파트에 비해 33% 높았지만, 구축 아파트는 21% 낮았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 들어 줄어든 재건축 기대심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본다. 실제 대선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입주 40년차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6차 전용 면적 52㎡(18평형)은 이달 4일 역대 최고가인 25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입주 39년차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는 지난달 18일 전용 73㎡(28평형)이 최고가인 27억 원에 실거래됐다.

1기 신도시에서도 안전진단 및 용적률 완화 등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고가가 나온다. 올해 입주 32년차인 성남시 분당구 삼성·한신 전용 172㎡(63평형)는 이달 1일 신고가인 24억9000만 원에 팔렸다. 입주 30년차 군포시 가야주공5단지1차 전용 41㎡(17평형)도 이달 6일 역대 최고가인 5억6800만 원에 거래됐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장성4단지 전용 130㎡는 이달 1일 7억9500만 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나타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재건축 단지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질 수 있다”며 “최근 4~5년간 억눌려 있었기 때문에 입지 좋은 대단지 위주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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