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평균가격 4000만원 돌파…車 판매 줄었지만 더 많이 벌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6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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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신차 판매 9% 감소에도 수입차 판매는 사상 최다
차박에 대형 SUV 선호…전기차 등 친환경차도 인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대기 중인 완성차. 2021.12.1/뉴스1 © News1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대기 중인 완성차. 2021.12.1/뉴스1 © News1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판매 대수는 줄었지만, 판매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업체들이 고가 자동차 중심 판매 전략을 구사하는데다 차량 가격까지 올라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2021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는 1년 전보다 9.0% 감소한 173만4581대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 평균 판매량인 182만2000대의 약 90% 수준이다. 국산차 판매 대수는 142만4990대로 1년 전보다 11.1% 뒷걸음질쳤다. 반면 수입차 판매량은 30만9591대로 2.3% 늘며 연간 기준 최다 판매량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신차 판매 감소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출고가 지연된 여파가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20년 세제 감면 효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보복 소비로 역대 최대 자동차 판매량을 기록했던 만큼,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신차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뉴스1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뉴스1
하지만 판매액은 76조6000억 원으로 오히려 1년 전보다 1.8%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등 고가 차량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신차 평균 판매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4000만 원을 돌파하며 4420만 원으로 나타났다. 평균 차량 가격 4억 원이 넘는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인 벤틀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의 판매 대수는 1년 전 1234대에서 25% 증가한 1542대였다.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대형SUV가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로 나타났다. 대형SUV는 승용차 중에서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어난 차급이다. 신차 출시 효과와 차박, 캠핑 등 국내 여행 수요 확대로 판매량이 1년 전보다 5.4% 늘었다. 반면 세단과 중형급 SUV 판매량은 감소세를 보였다.

아울러 전기차, 하이브리드차량,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은 판매 모델 확대에 힘입어 신차 판매 대수가 1년 전보다 43.1% 늘었다. 신차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6.9%까지 올랐다. 경유차는 판매 감소 속도가 빨라지면서 판매량이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가 올해 곧바로 반등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8.4% 줄었으며, 기아도 11.7% 감소했다. 수입차 역시 등록대수가 1년 전보다 8.7%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량용 부품 수급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만큼, 차를 주문해도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부진한 판매량을 수익성으로 메우고자 고가 차량 중심 판매 전략을 구사하거나, 판매 단가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기아도 판매 단가가 높은 RV(레저용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철강 제품, 리튬과 같은 배터리 재료 등의 가격이 오르고 있어, 판매 가격을 높여나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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