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성능-경제성 삼박자… ‘생애 첫 전기차’ 딱이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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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 타보니

기아의 전용 전기차 EV6는 넓은 실내 공간과 함께 큼직한 전면부 디스플레이(왼쪽 사진)가 눈에 띄었다.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 그릴을 적용한 외관은 역동적이며 볼륨감 있는 느낌을 준다. 기아 제공
기아의 전용 전기차 EV6는 넓은 실내 공간과 함께 큼직한 전면부 디스플레이(왼쪽 사진)가 눈에 띄었다.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 그릴을 적용한 외관은 역동적이며 볼륨감 있는 느낌을 준다. 기아 제공
지난달 26일 서울 성동구에 마련된 기아의 전용 전기차 EV6(이브이 식스) 전용 공간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 전기차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 기자 앞에 검은색 EV6 한 대가 놓였다. 기아가 내놓은 첫 전용 전기차로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플랫폼(E-GMP)이 적용됐다.

역동적이고 볼륨감이 살아 있는 전면 디자인, 속도감을 강조하기 위한 옆면과 후면 디자인이 우선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아는 EV6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소개하고 있으나, 실물로는 날렵한 외관과 차체 높이가 낮은 탓에 쿠페형 세단 또는 해치백 차량으로 볼 수도 있다. 사전예약 3만 명 이상을 기록할 만큼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EV6의 실물 디자인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EV6 롱레인지 GT라인 4륜구동이다. 롱레인지 모델은 77.4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도심과 고속도로 복합 거리는 구동방식과 타이어 크기에 따라 403∼475km가 나온다. 공인 전비는 kWh당 4.6∼5.4km다. 크기가 조금 작은 스탠더드 모델은 58.0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거리 370km, 공인 전비 5.6km로 소개돼 있다.

‘시동이 걸린 건가….’ 전기차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기자는 시동이 걸렸는지 확신하지 못해 2, 3회 시동을 걸었다 껐다를 반복한 뒤에야 출발할 수 있었다. 시동이 걸렸어도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 탓에 소음이 거의 없었다. 정차 시에도 에어컨이 가동되는 정도의 소음 외에는 들리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밟자 자연스럽게 속도가 올라갔다. 내연기관과 달리 변속 충격이 없어 정차와 가속이 반복되는 도심 주행에 적합해 보였다.

이날 주행은 도심을 빠져나와 경기 포천시까지 왕복 약 144km 구간을 운전하는 코스로 진행됐다. GT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5.2초에 불과할 정도로 힘이 좋다. 고속도로에서도 전기차의 강점인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함이 유지돼 운전자 피로가 덜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 전기차만의 특징인 회생제동에 따라 차량이 빠르게 감속했다. 회생제동은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해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시스템이다. 스티어링휠 옆 버튼으로 제동 수준을 0∼4단계로 조절할 수 있었다. 회생제동 수준이 높을수록 전비는 높아지지만 주행감이 떨어지고 속도 변화가 커져 운전자가 피로할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520L로 현대차 아이오닉5(531L)보다 작지만 기아의 소형 세단 K3(502L)보다는 컸다. 기아 신형 SUV 스포티지(647L)보다 작다. 회사 측이 EV6를 SUV로 설명하는 것을 감안하면 적재공간은 아쉬운 편이다. 부피가 큰 유모차는 눕혀 넣기 어려웠다. 골프백은 대각선으로 눕히면 뒷좌석을 접지 않아도 들어간다.

뒷좌석은 성인들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공간이 확보됐다. 좌석을 눕히면 평범한 체격 성인 2명이 누울 만한 공간이 확보됐다. V2L(차량 외부로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을 이용해 노트북, 빔프로젝터 등을 작동시킬 수 있어 차박 캠핑을 시도할 만했다.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 혜택과 개별소비세 3.5%를 반영했을 때 스탠더드 모델은 4730만 원부터, 롱레인지 모델은 5120만 원부터 시작한다. 높은 디자인 완성도와 내연기관차 못지않은 성능, 경제성을 감안하면 EV6는 젊은층을 비롯한 소비자들에게 ‘생애 첫 전기차’로 강점을 갖춘 차량으로 여겨진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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