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글로벌 품귀에 현대차도 생산 조절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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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완성차 생산 조절을 검토한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 연이은 공장 가동 중단을 불러온 ‘반도체 대란’의 불똥이 현대차그룹에도 튀는 모습이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HMMR)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의 양산 일정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최근 미국 남부지역의 기록적 한파로 인한 산업시설 가동 중단이 더해지면서 크레타에 들어갈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타는 ‘코나’의 형제 모델로 러시아와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 주로 판매되고 있다. HMMR에서만 지난해 7만6370대, 올해 1월 3988대가 생산됐다. 지난해 HMMR의 생산량 중 34.6%를 차지하는 핵심 모델이기도 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생산 중단, 생산량 감축 등의 조치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양산 일정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과 관련해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보다 상황이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마크 푸돌프 전무도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이 올해 1분기(1∼3월)에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의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으면서, 비상에 대비하는 상황이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우선 차종, 모델마다 범용으로 쓰이는 반도체를 수요가 많은 차종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매주 재고 현황을 파악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제작사와 직접 수급 협상도 벌이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반도체#품귀#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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