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경제 암담한 상황인데… 산업 전반 악영향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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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파기환송심]
“정권 필요땐 압박, 나중에 법 들이대”
외신 “삼성 지휘자 없는 상태 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법정 구속 실형을 선고받자 재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이번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이 부회장의 선처를 바랐던 터라 격앙된 목소리도 나왔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한국적 상황에서 최고 권력의 요구에 불응할 기업이 어디 있나”라며 “필요할 땐 압박하고, 나중에 법적 문제를 들이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해 도전을 해야 할 시기에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이 부회장의 부재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중소·중견기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경제가 어렵고 고용 충격이 이어지는 암담한 상황인데 이럴 때 삼성을 중심으로 대기업들이 투자 확대에 나서고,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해외 언론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 시스템반도체 패권전쟁 등 과제가 산적한 삼성이 구심점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테크 기업인 삼성이 코로나19 팬데믹의 탈출 계획을 찾는 와중에 이 부회장의 부재는 삼성을 ‘지휘자 없는(rudderless)’ 상태로 남겨 놓았다”며 “전자사업부터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삼성의 모든 핵심 결정은 이 부회장의 결재를 요구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사태, 미중 무역갈등, 스마트폰과 반도체의 경쟁 심화 등을 언급하며 “리더십의 부재는 삼성전자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삼성의 일상적인 업무는 경영진에 의해 운영되겠지만 이 부회장의 부재는 대형 투자나 전략적인 장기 결정을 지연시키거나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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