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절반, 전공과 무관한 직업 선택…‘미스매치’ 해소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9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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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고졸 인재 일자리콘서트에서 학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0.6.3 (고양=뉴스1)
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고졸 인재 일자리콘서트에서 학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0.6.3 (고양=뉴스1)
한국 대졸자의 절반은 대학 전공과 관계없는 직업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미스매치(불일치)’를 없애려면 수도권 대학의 총량적 정원 규제를 완화하고 학생의 전공 선택 시점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전공 선택의 관점에서 본 대졸 노동시장 미스매치와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전문대졸 이상 25~34세 임금근로자 중 50%는 전공과 직업이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런 미스매치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OECD 국가의 전공-직업 미스매치 비율은 평균 39.1%다.

KDI는 대학의 정원 규제가 학생들이 직업과 관계없는 전공을 선택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수도권 대학의 경우 총원이 정해져 있다 보니 전공별 정원 조정이 쉽지 않아 학생들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를 쓴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대학이 서열화 돼 있어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학생들이 몰리고 전공별 정원이 한정되다 보니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원하는 전공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학생마다 자신의 특기와 장점을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모두 다른데도 대학 입학 때 사실상 전공을 확정해야 하는 부분도 문제로 지적됐다. 2018년 KDI가 전국 4년제 대학 신입생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전공을 바꾸고 싶다고 응답한 비중은 28.2%였다.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고등학교 때 자신의 성향과 무관하게 문과 또는 이과를 선택한 것을 후회한다는 응답은 36.9%였다.

한 연구위원은 “신산업과 의료 등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의 전공 정원을 늘리고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충분히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진로 교육과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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