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본격실시 4월이후가 변곡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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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2020 부동산 어디로… 10人의 전망

2019년 많은 국민의 관심은 부동산에 집중됐다. 치솟는 집값과 함께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점점 멀어졌다.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물음표가 붙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바라본
 야경. 2019년의 부동산 열기를 나타내듯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019년 많은 국민의 관심은 부동산에 집중됐다. 치솟는 집값과 함께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점점 멀어졌다.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물음표가 붙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바라본 야경. 2019년의 부동산 열기를 나타내듯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020년 주택 매매가격은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평균으로는 연간 물가상승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지역별로나 시기별로는 가격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점쳐졌다. 수요를 억제하는 부동산 규제로 거래 물량이 적어 가격의 불안정성이 크다는 의미다.

올해 부동산시장은 4월에 유예기간이 끝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경기 변동에 따른 기준 금리 방향, 본격적으로 풀릴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금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매매가는 주춤하고 전세가는 상승할 것”


주택 매매가격은 전문가 10명 중 8명이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는데, 상승하거나 하락하더라도 물가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변동할 거라는 의미다. 약간 더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으로 예측한 전문가도 2∼3% 수준의 낮은 변동률을 예상했다. 정부 규제로 인한 하방 압력과 유동성 확대로 인한 상승 압력이 동시에 작용해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중에 돈은 많이 풀린 상황이다. 김재언 수석자문위원은 “금리가 낮고 경기가 좋지 않아 자산 여력이 있는 사람은 부동산 외에 관심을 가질 곳이 마땅치 않다”며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다주택자들 매물이 관심 사항이다. 양지영 소장은 “이미 보유세 압박이 상당히 커진 데다 12·16대책에서 장기보유주택은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했기 때문에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민간택지 분상제 유예기간이 끝나는 4월 이후 상황이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덕례 실장은 “분상제가 본격 실시된 뒤 얼마나 서울에 신규 공급 물량이 나오느냐에 따라 공급 감소를 우려하는 매수 심리가 사그라질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교수는 “분상제로 인한 공급 감소 우려가 계속되며 가을부터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시장은 10명 중 9명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안성용 팀장은 “대출이 제한돼 있으니 갭투자자가 내놓던 전세 매물이 점점 사라지는 데 반해 수요자들은 계속 전세를 살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재현 본부장은 “반전세(전세+일부 월세)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수도권 9억 원 이하에 주목

올해 주택 매매 계획이 있다면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는 전문가가 많았다. 전반적으로 매물이 적어 매매가격이 지역이나 시기별로 들쑥날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수요는 줄어들 수 있지만 특정 지역 아파트나 신축 아파트 등 특정 매물로 관심이 쏠릴 수도 있다.

자금 여력이 되는 무주택자나 청약 가점이 높은 이들은 매입해도 괜찮은 타이밍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권대중 교수는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4만 채 수준인데 2021년에는 2만 채 수준으로 반 토막 난다”며 “공급에는 3, 4년이 걸리니 자금만 된다면 상반기 중에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교수는 “분상제라는 가격 제한이 있는 상황이니 가점만 된다면 청약은 무조건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망한 투자처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서울 혹은 수도권의 9억 원 이하 아파트였다. 12·16대책의 사정권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난 이들 아파트가 가격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고준석 겸임교수는 “서울 강서, 강북, 강동의 소형 아파트나 학군이 우수한 노원의 5억 원대 아파트로 투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 인기 지역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심교언 교수는 “당장 올해에는 조정을 받더라도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인기 지역은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강남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져 서울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강북 인기 지역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정리할 물건은 정리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정부는 앞으로도 튀어나오는 투기 수요에 대해 두더지 잡기 하듯 규제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1주택 이상은 추가로 집을 사도 실익이 없다”고 전망했다.

장재현 본부장은 새로운 투자자금 이동처로 강북권 꼬마빌딩을 꼽았다. 김재언 수석자문위원은 배당수익을 꾸준히 얻을 수 있는 해외 부동산 펀드를 부동산과 관련된 새로운 투자처로 추천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김호경·정순구 기자
#2020년#주택 매매가격#부동산시장#분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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