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31일 서울 서소문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제29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공식 행사에 참석하기보다는 경영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기존 뜻대로 호암상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마지막으로 호암상에 참석한 것은 2016년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시상식에 참석한 후 용인 삼성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기념 만찬에서 로봇전문가인 호암상 공학상 수상자 오준호 KAIST 교수에게 AI(인공지능)와 로봇 등에 대한 질문 세례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불참으로 올해 시상식은 신임 이사장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주관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다른 오너 일가도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을 기려 제정된 호암상 시상식에는 오너 일가가 참석해 직접 수상자들을 축하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와병이 길어지고, 이 부회장도 국정농단 관련 재판을 받으면서 총수 일가 없는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대법원 상고심 선고를 남겨둔 이 부회장은 최근 대외행보에 각별히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이 이르면 6월 선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쟁점이 첨예해 정확한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대외행보를 자제하는 대신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주력사업의 경영활동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경기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직접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를 세계 1위로 키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총수의 대담한 의사결정이 중요한 대규모 투자·고용·사회공헌 계획이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삼성은 여전히 위기다. 이 부회장과 문 대통령의 ‘만남’에 대한 우려와 견제가 적지 않고, 검찰의 ‘칼날’도 그룹 윗선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6일 삼성전자의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 부회장의 최측근인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의 사무실도 포함됐다. 삼성바이오에 대한 수사가 그룹 핵심까지 향하자 삼성그룹의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정 사장 등 수뇌부의 소환 가능성도 흘러나오면서 삼성그룹은 참담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편, 올해 호암상 수상자는 Δ과학상 마빈 천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 Δ공학상 앤드루 강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 Δ의학상 오우택 KIST 뇌과학연구소장 Δ예술상 이 불 현대미술작가 Δ사회봉사상 (사)러브아시아 등 5명이다. 수상자에게 상장과 메달, 상금 3억 원을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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