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韓기업, 외국 투기자본 경영권 위협 크지 않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1일 0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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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소버린, 2006년 칼 아이칸, 최근 엘리엇 外 사례 있나"
"기업들 자발적 개선 노력 없는데 포이즌필·차등의결권 도입은 성급"
"재벌 3세, 지배구조 개선 시간 끌수록 비용 더 커진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1일 한국 기업들이 외국 투기 자본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포이즌필, 차등의결권 등 기업 경영권 방어수단의 도입에 대해서도 “기업들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공하는건 성급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OBS 초대석’에 출연해 “일본이나 독일은 물론 어떤 선진국보다 훨씬 적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들에게 공격적인 경영권 위협이 이뤄진 케이스가 몇 번이나 되는가”라고 물은 뒤 “2003년 소버린(SK), 2006년 칼 아이칸(KT&G), 그리고 최근의 엘리엇(삼성·현대차) 등 최근 십 몇년 새 네 건이 전부”라고 했다.

재계에서 요구하는 대표적 경영권 방어수단인 차등의결권과 포이즌필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자 등 일부 주주들의 주식에 특별히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합병(M&A)시 기존 주주에게 헐값으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다.

김 위원장은 “선진국에선 도입까지 오래전의 역사가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 21세기 와선 그 어떤 나라에서나 이런 제도를 허용하는 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는 게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앞서 몇 차례 일부 재벌들의 지배구조 개선이 더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이날도 “시간을 자꾸 끌면 비용이 더 커진다. 적절한 타이밍에 가능한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재벌 3세는 과거 할아버지나 아버지 세대보다는 도전 정신이 약화됐고 자기 결정에 책임지려 하지 않는 분위기가 많이 형성돼 있다”며 “자기 결정에 책임을 지는 기업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국 경제나 기업에 이익”라고도 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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