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산은 반대 속 R&D법인분리 강행…GM의 논리는?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22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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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네럴모터스(GM)가 한국지엠 노동조합(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과 KDB 산업은행의 반대 속에 연구개발(R&D)법인 분리를 강행한 가운데 GM이 내세운 법인 분리의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지엠 대주주인 제네럴모터스(GM) 등 관계자들은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갖고 회사 분할 안건을 가결시켰다. 이 과정에서 회사분리 안건이 85%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사항이라고 주장해 온 2대주주 산은을 배제하며 논란이 증폭됐다.

산은은 지난 4월 말 위기에 빠진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7억5000만달러(약 8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키로 했으며, 현재까지 이중 절반이 집행된 상황이다.

산은 이동걸 회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한국지엠에 투입키로 한 7억5000만 달러 중 아직까지 집행하지 않은 3억7500만달러를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산은 뿐만이 아니다. 노조 역시 법인 분리를 철회하지 않으면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고, 인천시도 2005년부터 한국지엠에 무상 임대해줬던 청라기술연구소 부지를 회수하기 위한 법률 검토를 시작했다

한국지엠은 R&D 법인 분리가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R&D는 글로벌 법인과 직접적으로 협업하는 파트이기 때문에 분리해 별도 법인으로 만들어야 긴밀한 업무 협조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카허 카젬 사장 역시 주총 나흘 전인 지난 15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GM코리아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가칭) 설립은 우리 조직을 더 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도약”이라며 “GM의 글로벌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실행, 한국지엠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젬 사장은 “GM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 설립과 부평공장에 대한 5000만달러 추가 투자 등의 변화는 점점 더 경쟁이 심해지는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한국지엠의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GM은 중국에서도 연구법인과 생산법인이 분리돼 있으며, 철수가 이뤄진 호주 등에서는 법인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철수와 법인 분리는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GM은 중국에서 2개의 생산·판매법인과 1개의 R&D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와 합작으로 운영하는 상하이GM은 쉐보레와 뷰익 등 승용차의 생산·수입·판매를 담당하고, 우링자동차와 합작으로 운영하는 상하이GM우링은 미니밴과 미니트럭 등을 생산한다. R&D 법인인 페이텍은 GM이 중국시장에 진출한 1997년 출범해 21년간 운영되고 있다.

실제 중국에서도 연구개발 분야는 별도 법인인 상하이 페이텍(PATAC)이 담당하고 있다.

다만 북미 등에서는 R&D 법인이 분리 운영되지 않고 있다.

최종 부사장은 22일 정무위 국감에서 “법인분리는 철수계획과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분담협정(CSA)이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에 모두 적용되느냐는 질문에는 “CSA는 기간 상으로 올해 만료된다”며 “만료되는 CSA를 대체할 계약은 지금 활발히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중국은 GM이 R&D법인을 분리해 잘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며 “법인분리와 철수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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