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종을 이끌고 있는 대표 제품은 휴대전화다. 1996년 선보인 모토로라의 스타택은 휴대전화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노키아는 모토로라를 제치고 1998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2012년 삼성전자에 1위를 내줄 때까지 13년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榮華)는 오래가지 않았다.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사업부는 중국 레노보가 인수했고, 노키아의 생산 부문은 대만 폭스콘에 분할 매각됐다.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기억에서 한번 잊혀지기 시작하면 입지를 되찾기는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것보다 힘들다. 구태의 이미지까지 벗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9 시리즈는 좋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은 덜했다. 상대적으로 애플의 아이폰X나 화웨이의 P20 Pro가 눈길을 끌었다. 이 시점에서 삼성전자의 대응 방안이 향후 스마트폰 산업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자신의 장점인 하드웨어(HW) 기술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 관점에서는 세 가지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소비자가 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제품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기능에서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둘째, 중저가 모델은 부품 원가와 가격의 조화가 필요하다. 셋째, 기술 혁신의 안정성이다. 선도 기술은 불안정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안정적이기만 하면 소비자들의 흥미가 떨어진다.
증시 관점에서 보면 다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 산업에 주목할 때다. 올해 삼성전자 주요 고객사의 전략에 비춰볼 때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가 부품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품 종류별로는 로직반도체(AP)보다는 메모리반도체가, 디스플레이보다는 카메라 부품 수요가 클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같은 고가 부품과 이미지센서, 렌즈 등 카메라 부품의 수혜가 예상된다.
올해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출하량 기준으로 시장이 성장하지 않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TV나 PC처럼 역성장에 진입할지, 추가 성장이 나타날지 결정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지금까지는 원가 경쟁력이 시장의 변수였다면 곧 선보일 5세대(5G) 스마트폰과 삼성전자가 선보일 최초의 접히는(폴더블) 스마트폰 등에서 기술 우위를 점하느냐가 향후 휴대전화와 부품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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