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분쟁에 强달러 겹쳐… 코스피 2300-코스닥 800 붕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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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일 54P 떨어져 2271.54…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공포’가 하반기(7∼12월) 첫 거래일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눌렀다. 코스피는 14개월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2,300 선이 붕괴됐고 일본(―2.21%), 중국(―2.52%)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2% 이상 주저앉았다.

2일 본보 설문에 응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 내내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에 갇혀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 강대강으로 치닫는 미중 갈등이 지속됨에 따라 증시 바닥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부터 계속된 강(强)달러 현상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 글로벌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코스피-코스닥 동반 급락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4.59포인트(2.35%) 하락한 2,271.5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5월 10일(2,270.12) 이후 약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2.36% 하락한 4만5550원으로 마감해 5월 초 액면분할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약 36조 원이 증발했다.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코스닥시장의 충격이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3.47% 급락한 789.82에 마감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800 선이 무너졌다. 기술기업의 투자 제한을 둘러싸고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탓에 코스닥 정보기술(IT)주가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관투자가들이 코스피시장에서 40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1154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대외 악재 속에 상반기 지속됐던 ‘셀 코리아’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외국인은 2월부터 지난달까지 4조975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가 반등하려면 “글로벌 무역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관건은 이달 6일로 예정된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부과가 예정대로 현실화되느냐다.

이 이슈가 해소되더라도 3분기까지 외풍에 출렁이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중국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자국의 무역적자 해소, 중국과의 패권 다툼, 대북 협상력 강화를 위한 중국의 협조 유도 등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단기간 해소가 힘들다”며 “미국이 하반기 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 경기 연착륙을 유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 달러 강세 꺾여야 반등 기대


다만 하반기 증시 눈높이는 낮추되 과도한 비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통상 마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지속될 ‘상수’로 봐야 한다. 11월 중간선거 이후 강도가 누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의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현재 0.9배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3분기에 국내 증시가 ‘V자 곡선’을 그리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이 통화정책 정상화(기준금리 인상)에 들어가면 지금의 달러 강세 흐름이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다 3분기 국내 기업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 개별 종목의 옥석을 가려 ‘안정성’을 노린 투자에 나서라고 당부했다. 양기인 센터장은 “실적 대비 하락 폭이 지나치게 큰 우량주와 업종 대표 종목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업종별로는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 등 IT 업종, 전기차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에 대한 추천이 많았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 개선을 투자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나왔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미디어콘텐츠, 화장품, 면세점 분야는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하락 폭이 40∼50%를 넘지 않으면 수익이 보장되는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이나 4분기 높은 배당 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을 눈여겨보라”고 말했다.

박성민 min@donga.com·김성모 기자
#무역분쟁#증시#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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