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벤츠 박물관서 옮겨온 클래식카들… 130년 과거, 미래를 비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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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모터쇼 벤츠 전시장 가보니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자동차 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대형 전시 부스를 열어 이목을 끌었다. 벤츠의 초창기 모델부터 최신 모델까지 한자리에 모아 ‘벤츠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자동차 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대형 전시 부스를 열어 이목을 끌었다. 벤츠의 초창기 모델부터 최신 모델까지 한자리에 모아 ‘벤츠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혹시 눈치 못 챘나요? 이번 부산국제모터쇼 벤츠 전시장에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차량이 한 대도 없어요.”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8 부산국제모터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전시장.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사진)이 전시장 이곳저곳을 두루 살피던 기자를 보더니 웃으며 말을 건넸다. 실라키스 사장은 “이번 모터쇼는 ‘최초로부터 미래를 향한다’는 슬로건 아래 벤츠가 걸어온 130여 년간의 자동차 발전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더불어 벤츠의 유산이 어떻게 미래형 자동차로 재해석되는지 감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시장은 자동차 박물관을 연상케 했다. 전시장의 절반에 달하는 공간에는 흑백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차들이 전시돼 있었다. 벤츠코리아가 부산국제모터쇼를 위해 독일 슈투트가르트 벤츠 박물관에서 가져온 클래식 자동차들이다. 전시됐던 클래식 카가 박물관 밖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전시장엔 벤츠의 유산이 가득했다. 1886년 벤츠의 창업자 카를 벤츠가 발명한 세계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 벤츠 S클래스의 직계조상 격인 ‘220 카브리올레 B’가 중심에 놓여 있었다. 자동차 경주 대회 무게 규정을 1kg 초과하자 흰색 페인트를 벗겨내서 무게를 맞춘 탓에 은빛 알루미늄 차체를 드러낸 채 달려 ‘은빛 화살(실버 애로)’라는 별명을 갖게 된 벤츠의 경주차 ‘W25’, 벤츠의 초대형 럭셔리 세단으로 국가 지도자와 왕족 등이 타고 다닌 ‘600 풀만’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동행한 실라키스 사장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차량이 뭔지 물었다. 그는 1955년 만들어진 스포츠카 ‘300SL’을 꼽았다. 차의 문이 옆이 아닌 위로 열리도록 만들었는데 당시엔 혁명에 가까운 파격이었다. 문이 열리는 모습이 마치 갈매기가 날개를 펼친 듯한 모습이어서 ‘걸윙(Gullwing)’이라는 애칭을 가진 차다. 실라키스 사장은 “걸윙의 디자인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벤츠의 미래형 하이퍼카인 ‘메르세데스-AMG 프로젝트 1’도 걸윙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디자인이 지금도 재해석될 만큼 메르세데스벤츠의 유산은 위대하다”며 자랑스럽게 말을 덧붙였다.

벤츠코리아는 이번 모터쇼에서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이자 미래 모빌리티의 모습을 표현하는 ‘EQ 브랜드’도 선보였다. 이번 모터쇼에서 전 세계 최초로 더 뉴 E클래스의 최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EQ POWER)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300e’를 공개한 것이다. 국내 최초로 ‘더 뉴 벤츠 S560e’와 EQ 브랜드 최초의 콤팩트 사이즈 콘셉트카인 ‘콘셉트 EQA’도 내놓았다. 더 뉴 E300e는 프리미엄 세단인 10세대 E클래스의 최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모터와 내연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차) 모델이다. 배기가스 배출이 없는 순수 전기 모드로 최대 약 5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콘셉트 EQA는 벤츠의 미래 비전을 담은 차다. 실라키스 사장은 “아름다운 곡선과 매끄러운 차체 표현, 첨단 기술에 주행 모드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스플레이 형태가 바뀌는 차로, 그동안 상상에서만 가능했던 것을 현실에서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벤츠코리아는 한국 투자를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실라키스 사장은 “곧 한국 벤츠 물류센터 규모를 2배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에 납품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연구개발(R&D) 인력을 추가로 20명 더 뽑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도 늘리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처음 공개한 한국어 지원 ‘MBUX’(사람과 자동차가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차를 작동하는 시스템)도 한국 R&D 관계자들과의 협력 속에서 탄생한 결과다. 실라키스 사장은 “벤츠는 KT와 협력해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KT와 함께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확장 사업도 추진 중”이라며 고용을 늘리고 업계와 협력하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벤츠코리아는 이번 모터쇼에 200여 명의 자동차 관련 학생 및 교사들을 초청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했다.

부산=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벤츠 박물관#클래식카들#130년 과거#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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