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지역갈등 해결까지… 진화하는 ‘기업 사회적 책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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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예전에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과연 본연의 업무인가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 범위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기업이 정치 사회적 이슈에 참여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내는 것이 사업의 성장과 성공에 결정적이라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아메리칸대와 노르웨이 오슬로대 연구진은 이런 사례들을 수집해 2017년 논문으로 발표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부를 둔 포시즌스호텔그룹은 다른 특급호텔 체인들과 달리 베이루트, 레바논 등 최근 테러 위협이 높아진 중동 지역에 새 호텔들을 열고 있다. 지역적 차별 없이 세계 소비자를 위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기업 이념을 실현하면서 동시에 자사의 탁월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과시하는 계기로 삼는다.

영국에서는 스타벅스의 활동이 눈에 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반이민 기조가 강해지자 스타벅스는 난민을 매장 바리스타로 고용하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일부에서 부각되는 자국 이기주의와 무관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셈이다.

또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구글은 세계 여러 나라 정부 및 지역사회가 벌이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폭력단체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자들이 자사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거나 이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빠르게 진화 중이다. 기업 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치는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평화 정착과 국가 및 지역 갈등 해결에까지 기업이 나서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여러 선진국 기업들은 이미 이런 문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이런 활동은 지역사회의 안정에 기여할 뿐 아니라 기업 호감도 상승, 경제활동 활성화와 같은 고차원적 효과를 가져온다.

한국 기업들도 신흥시장 시민들의 요구를 좌시할 수만은 없다. 한국 기업의 탁월한 품질과 서비스를 무기로 신흥시장의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지역갈등#기업#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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