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통상임금 패소에 ‘휘청’… 소형 SUV 돌풍에 신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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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자동차업계 희비 엇갈린 10대 뉴스

《2017년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우울한 소식이 많았던 한 해였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직격탄을 맞아 중국 판매가 급감했다. 기아차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패소해 1조 원 가까운 충당금을 쌓느라 실적이 급감했다. 한국GM은 갑작스러운 대표 교체 등으로 1년 내내 ‘철수설’에 휘말렸다. 한 해 동안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자동차는 ‘코나’(현대차) ‘스토닉’(기아차) ‘티볼리’(쌍용차) 등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리고 ‘국민차’ 반열에 오른 ‘그랜저’(현대차)였다. 동아일보 산업부가 선정한 국내 자동차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중국 창저우시에 있는 베이징현대 4공장. 부품 공급 차질 사태로 올해 7월 이곳을 포함한 공장 4곳이 일시 가동중단 사태를 
겪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 영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현대자동차 제공
중국 창저우시에 있는 베이징현대 4공장. 부품 공급 차질 사태로 올해 7월 이곳을 포함한 공장 4곳이 일시 가동중단 사태를 겪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 영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현대자동차 제공
● 현대기아차 中판매량 40%↓… 공장 중단도
 
올해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 1∼11월 중국에서 96만9553대를 판매했는데 작년 같은 기간 156만9207대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8월 판매 부진으로 부품 업체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현대차는 중국 내 5개 공장 중 4개 공장 라인을 멈춰 세우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 정상화’라는 큰 숙제를 안고 2018년을 시작하게 됐다. 
 
● 기아차 통상임금 1심 패소로 충당금만 1조원
 
기아차는 8월 31일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져 1조 원 가까운 충당금을 쌓아야 했다. 그 결과 3분기(7∼9월) 10년 만에 분기 영업 적자를 냈다. 기아차는 인건비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도 잔업과 특근을 중단한 상태다. 그래도 판매 상황 자체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상반기 실적 부진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중국 판매량도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다. 
 
● 코나-스토닉 등 소형 SUV차량 전성시대 맞아
 
올해는 코나 스토닉 티볼리 등 ‘소형 SUV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월 판매를 시작한 코나는 11월까지 불과 5개월 만에 약 2만1000대를 팔았고, 스토닉도 월 목표 판매량 1500대를 꾸준히 넘기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년 SUV 인기가 중·대형 라인업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인기 모델인 GM 중형 SUV ‘에퀴녹스’도 내년 초 한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 갑작스런 사장교체로 철수설 나돈 한국GM
 
한국GM을 둘러싼 여러 악재가 ‘철수설’을 불렀다. 제임스 김 전 한국GM 사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했고, 2002년 옛 대우차 인수 조건이었던 ‘15년간 경영권 유지 약속’도 10월 기한을 다했다. 3년 동안 2조 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기록해 실적도 우울한 데다 노조 연속 파업까지 겹쳤다. 카허 카젬 신임 사장은 GM인도 사장 시절 ‘쉐보레 인도 내수시장 철수’에 관여한 인물이다. GM이 한국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지금도 여전하다. 
 
● 인기 독차지한 벤츠… 수입차 첫 6만대 돌파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연간 판매 6만 대를 넘어섰다. 그야말로 완벽한 ‘독주 체제’를 만들었다. 프리미엄 세단 신형 E-클래스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덕분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 국내 판매량은 11월까지 6만4902대,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났다. 올해 벤츠는 지난해 자신들이 세운 수입차 연간 최대 판매 기록(5만6343대)을 갈아 치웠다. 내년에도 벤츠 독주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그랜저, 국내 판매량 유일하게 10만대 넘어
 
올해 국내 판매량 10만 대를 돌파한 모델은 현대차 그랜저가 유일하다. 그동안 ‘사장·임원용 차량’ ‘중장년층 차량’이라는 수식어가 그랜저를 따라다녔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국민차’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차가 됐다. 그랜저 개인 고객 10명 중 3명이 20∼30대일 만큼 소비자 폭을 확실히 넓혔다. 11월까지 신형 그랜저IG 누적 판매 대수는 약 12만 대다. 
 
● 디젤 인기 시들… 저유가에 경쟁력 줄어들어
 
디젤차 수요가 감소하는 글로벌 흐름이 국내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디젤차 경제성이 떨어졌고, 디젤차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인식도 견고해지면서 국내 수입차 판매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친환경차로 불리는 순수전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늘어났다. 내년에 폴크스바겐, 아우디가 어떤 반전 카드를 준비하고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크다. 
 
● 친환경차 ‘대세’… 내년 10만대 판매 예상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친환경차는 기아차 ‘니로’다. 니로는 11월까지 2만721대가 팔렸다. 전체 판매량의 23.4%에 해당하는 수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년 본격적인 ‘친환경차 10만 대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년 친환경차 판매량은 2015년 4만1978대, 2016년 6만8836대, 올해 8만8713대(11월 기준)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 탄소배출따라 부담금… 업계 “시기상조” 반발
 
3년 전 치열한 논의 끝에 보류됐던 ‘저탄소차협력금제도’가 ‘친환경차협력금제도’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환경부 등 일부 정치권에서 2021년 이후로 시행을 유예하기로 했던 결정을 뒤집자 국내 자동차 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친환경차협력금제도는 온실·배출가스 배출량이 많은 차를 사는 소비자에게 부담금을, 반대로 배출량이 적은 차를 사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취지는 좋지만 국내 자동차 산업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어 아직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크다. 
 
● 트럭시장에도 외산차 인기… 국내 업계 긴장
 
2018년 외국 브랜드 공세가 준중형 트럭시장을 중심으로 상용차 시장까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9월에는 상용차, 디젤 엔진,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이스즈’가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3.5t급 중형 트럭 ‘엘프(ELF)’를 시작으로 점차 한국 시장에서 제품군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마이티’를 앞세워 국내 준중형 트럭시장을 주도해 온 현대차는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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