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무겁고 콘텐츠 부족 ‘갈 길 먼 VR’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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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전시회 ‘지스타’ 특별관 설치안해… “군사-의학-교육분야 활용성은 높아”

가상현실(VR)도 용두사미로 끝난 3차원(3D) 텔레비전의 전철을 밟게 될까? 한때 정보통신 업계의 주요 관심사였던 VR 콘텐츠의 인기가 기대만 못 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VR 전용기기가 늘어나고, 첨단기술 적용이 빠른 게임을 필두로 얼리어답터(새 제품을 남보다 먼저 경험하려는 고객)의 이목을 끌었던 반면, 올해는 게임 시장에서도 관심이 뚝 떨어졌다.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에선 지난해 화제를 모은 VR특별관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같은 곳에서 열린 ‘지스타’ 행사장에서 VR 콘텐츠 체험을 할 수 있는 40개 부스를 마련하고 이용자를 맞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엔 가정용 게임기와 VR 전용기기를 출시한 소니가 지난해 지스타에서 VR특별관을 지원키로 하면서 열풍을 이끌었다.지스타 주최 측인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VR와 관련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업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소니는 지스타에 부스를 꾸리지 않았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이사회 의장도 16일 지스타 개막일 현장을 찾아 부스를 둘러보며 “VR기기는 여전히 무거워서, 대중화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VR가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선 기기의 경량화 등이 필수지만 아직 기술적인 한계가 크다는 설명이다.

그의 말마따나 VR 확산이 어려운 이유로 기술적인 한계를 꼽는 시각이 많다. VR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오큘러스, 소니 등이 관련 체험기기를 잇따라 내놓았지만 여전히 300∼700g 수준에 달하는 무게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90만 원 선에 이르던 주요 첨단 VR 기기 가격이 최근 보급형을 중심으로 30만∼40만 원까지 낮아졌지만, 고성능 PC를 사용해야 하는 한계는 여전하다.

VR 게임에 대한 기대감 둔화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국내 게임 사용자 211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VR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45명(16.3%)에 그쳤다.

게임에서 VR 대중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는 반면 산업교육 등에선 활용성이 높다는 견해도 많다.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는 “게임 대신 군사, 항공우주, 장비제조, 의학, 교육, 관광, 전자상거래 등 산업 전 분야로 VR를 적용하려는 시도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vr#가상현실#장비#콘텐츠#게임#얼리어답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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