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사회 환원’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 성공 비결은…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0월 28일 09시 45분


코멘트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41·사진)가 100억 원의 사재를 사회에 내놓겠다고 약속하면서, 그의 성공 비결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배달의민족은 ‘살찌는 것은 죄가 아니다’ ‘다이어트는 포토샵으로’ 등의 유혹적인 문구를 앞세우며 온 국민의 음식주문 습관을 전단지에서 모바일로 바꿔 놓는 데 성공했다.

2011년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 김 대표는 배달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배민라이더스(외식배달), 배민프레시(반찬·집밥 새벽배송), 배민쿡(레시피·쿠킹박스), 배민키친(공유주방) 등을 운영하며 푸드테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849억원, 영업 이익은 25억 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가 밝힌 배달의민족의 성공 비결은 차별화보다는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데 주력한 것.

김 대표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기는 쉽지 않다”며 “네이버가 포털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카카오의 차별화를 설명하기 쉽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식배달앱 업계 최초로 TV 광고를 실시한 것과 온라인 주문 외에도 기존 배달주문방식인 전화주문 방식을 겸용하는 등 배민만의 색깔을 찾는 데 주력했다”며 “이후 경쟁사들도 우리의 전략을 따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SBS ‘힐링캠프’에서도 성공 비결을 묻는 한 청년의 질문에 “‘배달의 민족’ 강점이 뭐냐”고 오히려 되물었고, 그는 “편리하다”고 대답했다.

김 대표는 “자신만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상대인 남을 의식하고 뭔가를 만들면 실수를 하게 된다”면서 “하지만 자기다움을 찾으면 자기 것을 공고히 쌓아 나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나중에 오히려 남들이 나를 의식하게 된다”고 자신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를 ‘배민다움’(북스톤·2016년)으로 엮은 홍성태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역시 배달의민족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배민다움’이라 명명하며 3가지 요소를 지목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첫 번째는 배민만의 크리에이티브다. 배민은 회식을 할 때 ‘부장님’과 ‘과장님’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전화번호를 누르는 신입사원 등 20대를 핵심 고객으로 상정했다. 그리고 이들을 사로잡을 문화 코드로 ‘B급 정서’를 떠올렸다. 창업 초기엔 눈 치우기 도구인 넉가래를 경품으로 내건 적도 있다. 단돈 1만5000원짜리 경품을 주는 마케팅인데도 호기심이 발동한 사람들의 응모 행렬이 잇따랐다. 이렇게 큰돈 들이지 않고도 유머로 타깃 고객을 사로잡는 키치적 이벤트는 ‘배민다운’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다.

두 번째 요소는 ‘나만의 정의’. 김 대표는 ‘모든 일은 정의를 내리는 데서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배달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으로 정의해 사람들의 정서를 자극했다.

홍 교수는 마지막 요소로 ‘배민다움’을 내부 브랜딩을 통해 구현했다고 말했다. 고객에 앞서 구성원들이 제일 먼저 팬이 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 대표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재정립하기 위해 8월 말부터 안식휴가를 보내던 중 100억 원 사회 환원을 결정했다.

김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에 대한 감사함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3년간 개인 지분을 처분해 1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은퇴하고 죽기 전이 돼서야 사회에 환원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사회 환원을) 실천해서 기쁨과 변화를 느끼고 싶었다”며 “과거의 저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 환원은 오래전부터 가져온 생각으로 지난해 중순부터 투자자들과 상의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우선 100억 원 중 절반을 저소득층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음식 배달원들의 안전과 복지, 사원들의 퇴직연금, 고독사(孤獨死) 예방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