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끼익”… 통상임금 여파 10년만에 적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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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손실 4270억

기아자동차가 3분기(7∼9월) 실적에서 10년 만에 분기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패소해 1조 원 가까운 충당금을 쌓은 여파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27일 기아차가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이 14조107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어났지만 427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8월 31일 통상임금 1심 판결에서 패해 쌓은 충당금 등 관련 비용 9777억 원이 반영된 탓이다. 기아차는 2007년 3분기 1165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본 후 줄곧 영업 흑자를 올리다가 10년 만에 적자 전환됐다.

1심 재판부가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한 금액은 4223억 원이었다. 적용 대상을 기아차 전체 인원으로 확대하고 소송 제기 기간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판결 결과를 적용해야 하는 기간 등을 추가하면서 지급액이 늘어났다.

충당금 등 관련 비용 9777억 원 중 8640억 원은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에 포함돼 영업이익에 타격을 줬다. 나머지는 지연이자 등으로 영업 외 손실에 포함됐다. 이 영향으로 3분기 경상 이익은 4481억 원 적자, 당기순이익은 2918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9월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598억 원으로 나타났다.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비용이 일회성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실적으로는 적자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통상임금 2심에서는 1심에서 적용되지 않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인건비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해 9월부터 잔업과 특근을 중단한 상태다.

기아차 판매 상황 자체가 나아진 건 희망적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통상임금 패소에 따른 비용을 제외하면 지난해 동기 대비 3분기 영업이익 감소율은 10%대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9.6% 감소했던 1분기(1∼3월), 47.6% 감소한 2분기(4∼6월)에 비해 감소 폭이 크게 줄었다.

상반기 실적 부진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중국 판매량도 회복되는 추세다. 지난달 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4만3대로 1년 전보다 27.3% 감소했다. 8월 감소율 45.4%에 비해 나아진 것. 한 본부장은 “중국 현지의 반한 감정이 다소 누그러지며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늘고 K2크로스 등 중국 전용 신차 출시로 인해 딜러들의 사기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장기적으로는 중국 내 수요가 커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을 확대하고 중국에 특화된 차량 내 정보기술(IT)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조8202억 원, 영업이익 3396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 감소한 수치다. 현대제철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과 건설 수요 호조, 원가 절감 노력 등이 매출 증대에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는 3분기 매출액이 900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으나 신차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인해 17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기아자동차#통상임금#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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